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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미국판 TSMC'로 재편 속도 붙나, "좀비 기업으로 생존" 비판도 나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9-16 15: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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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미국판 TSMC'로 재편 속도 붙나, "좀비 기업으로 생존" 비판도 나와
▲ 인텔이 대만 TSMC 사례를 뒤따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생존 기반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을 연명시켜 '좀비 기업'을 만드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텔의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인텔에 투자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신 대량의 지분을 확보하며 대만과 중국, 일본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민간 기업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생존을 돕는 일은 경쟁력이 부족한 업체를 억지로 연명시키는 ‘좀비 기업’을 만드는 데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16일 “미국이 전 세계적 흐름에 맞춰 인텔을 살려내는 과정에 TSMC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 중국 SMIC, 일본 라피더스는 모두 각국 정부의 직접적 지원을 받아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성장해 온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인텔 지분 약 9.9%를 사들이는 조건으로 거액의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며 이와 유사한 사례를 추가했다.

TSMC가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는 대만 정부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인텔에 이와 유사한 민관 협력 모델을 도입하려 하는 것이다.

인텔은 장기간 이어진 사업 부진과 파운드리 투자 부담으로 심각한 재무 위기에 놓였다. 이미 착공한 미국 반도체 공장의 가동 시기가 여러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자금 부족에 이어 인텔이 충분한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공장 가동이 지연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는 인텔이 이러한 상황에도 첨단 파운드리 사업을 중단하거나 개발 및 생산 투자를 멈추도록 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두고 지원을 결정했다.

만약 인텔이 시장에서 이탈한다면 미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에 필요한 미세공정 반도체를 TSMC나 삼성전자 등 외국 업체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침공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미국이 인텔의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내에 구축하려 노력하는 이유로 지목됐다.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 정부가 인텔에 직접적으로 기술 지원을 제공하거나 미국 업체들이 인텔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도록 적극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다른 국가에서 인텔을 향한 반감이 커지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텔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약 76%는 미국 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인텔의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면 자체적으로 생존 기반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닛케이아시아는 역사적으로 다수의 민관 협력 프로젝트에서 “정부가 기업 경영에 개입하면 국가 지원에 의존해 생존하는 ‘좀비 기업’을 양산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재무 구조 악화로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이 전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TSMC와 SMIC, 라피더스 등 다른 국가의 사례도 각국 정부가 설립 초기부터 자금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뒤늦게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는 인텔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인텔도 미국 정부의 지원 의사를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았다”며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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