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램시마’가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길이 넓어져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8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조제할 수 있는 가이던스(지도안)의 초안을 발표했다. 지도안은 3월 말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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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지도안에 의하면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날 의약품과 효과 및 안정성에서 동일한 평가를 받으면 ‘상호대체가능약제’로 분류된다. 상호대체가능약제로 인정받은 바이오시밀러는 환자가 의사의 처방변경 없이도 오리지날 의약품 대신 투여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대체조제에 대한 공통된 규정이 없어 바이오시밀러의 상호대체성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지도안이 확정되면 대체조제가 가능한 바이오시밀러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이 확정되면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미국판매를 더욱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램시마 판매대상을 신규환자로 국한하고 있었는데 오리지날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까지로 대상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오리지날 의약품 ‘레미케이드’를 복용하던 환자가 약국에서 자유롭게 램시마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판매대상이 기존 환자에게 확대되면 램시마의 판매는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환자들이 레미케이드보다 15% 정도 저렴한 램시마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램시마가 상호대체가능약제로 분류되려면 미국에서 추가적인 ‘스위칭임상’을 거쳐야 한다. 스위칭임상이란 오리지널 의약품을 투여 한 환자에게 일정한 시점부터 바이오시밀러로 바꿔 투여한 뒤 효과와 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말한다.
셀트리온은 이미 노르웨이에서 진행한 스위칭임상에서 레미케이드와 효과 및 안정성에서 동등하다는 결과를 받았는데 이 점이 미국 스위칭임상을 통과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램시마가 미국에서 상호대체성을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에서 거쳐야할 임상시험 과정은 노르웨이에서 진행한 스위칭임상과 조금 다르고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약품 투약이 ‘오리지널-바이오시밀러-오리지널-바이오시밀러’ 순서로 진행돼 모두 3회의 의약품 교체투여가 필요하다. 게다가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허가된 약물만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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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식품의약국이 제시한 임상시험 조건은 매우 보수적이다”라며 “바이오시밀러를 어떤 환자에게 투여해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임상결과를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이라고 파악했다.
램시마가 상호대체가능약제로 인정받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문제다.
지도안이 올해 3월에 확정되더라도 법안이 마련되고 임상시험을 거치려면 최소 1~2년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램시마의 올해나 내년 판매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다.
또 2년 후에는 램시마와 경쟁을 펼칠 바이오시밀러들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후발 바이오시밀러가 상호대체성을 인정받을 경우 램시마의 경쟁력이 약화될 위험도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식품의약국이 생각보다 빨리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조제할 수 있는 지도안을 마련했다”며 “그러나 최종안은 내용이 변경되어 나올 수 있는 만큼 램시마에 미칠 영향을 확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