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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의 선택은 교육감일까 도지사일까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2-14 15: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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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교육감의 선택이 6월 경기도지사 선거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에서 워낙 인기가 높은 데다 안철수 의원의 ‘러브콜’이 집요하기 때문이다.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면 선거판을 바꿀 것이라는 데 거의 모든 전망이 일치한다. 교육감 3선에 도전하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다. 선택의 데드라인은 3월5일이다.

  김상곤의 선택은 교육감일까 도지사일까  
▲ 김상곤 경기교육감
김 교육감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신간 서적 '뚜벅뚜벅 김상곤, 교육이 민생이다'(김상곤·김은남, 시사인 북)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기념회에는 그에게 쏠리는 관심을 반영한 듯 교육계 인사를 비롯해 정치계 인사 등 2,000여명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와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김진표·원혜영 의원,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 안민석·유은혜 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안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제가 가야 할 길과 김 교육감이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예정에 없다가 일정을 변경해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김 교육감은 이 책에서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을 놓고 "초등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무상 지원, 고교 무상교육 등 기대를 걸만한 교육 공약이 많았으나 핵심 공약들이 후퇴하거나 퇴행 가능성을 넘어 사실상 파기 수준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 12일 ‘2014년 경기교육비전’ 발표를 통해 올해 경기교육의 목표를 ‘따뜻한 학습, 행복한 성장’으로 정하고, 모든 학생이 배움과 돌봄을 위한 맞춤형 교육지원 체제를 구축하는 등 ‘김상곤표 혁신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경기교육감 3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진보 교육’의 아이콘으로 5년 동안 경기도 교육을 이끌며 거둔 성과에 대한 경기도민들의 높은 평가 등을 놓고 볼 때 경기교육감을 향한 길은 상당히 편안해 보인다. 그러나 높은 인기가 그가 편안한 길만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김 교육감은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으로부터 경기도지사 출마를 요청받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김 교육감과 만나 시국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도지사 출마를 권유했다. 새정치신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교육감이 경기도민들한테 상당히 평판이 좋더라. 개인적으론 급진적 성향이지 않나 우려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영입 1순위’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지역 인재들의 서울 유출로 무너지는 지방의 현실에서 김 교육감이 교육 중심의 지방자치를 발전시킬 가장 적임자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이 안 의원의 신당으로 출마할 경우 김문수 지사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경기도지사의 선거판이 요동 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한겨레신문이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 달 22~25일 경기지역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P) 결과를 보면, 김 교육감이 안 의원의 신당 후보로 나올 경우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에서 누가 나오든 이들 후보들을 제치고 30% 중반의 높은 지지를 얻는다. 이런 결과는 안 의원의 신당에 대한 기대라기보다는 김 교육감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지사 출마에 대한 김 교육감의 고민은 깊다. 지난 12일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김 교육감은 ‘도지자 후보로 나가나? 교육감 후보로 나가나?’ 하는 질문에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시대정신과 가치를 생각하면서 도민들과 학부모들 또 함께 하는 분들의 의견을 구해 3월 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지사 출마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교육감 3선에 중심을 두면서 열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이 3월에 최종 판단을 하겠다는 것은 현행 선거법은 도지사에 출마하려면 3월5일까지 교육감을 물러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안 의원의 새정치신당 사이에 추진될 ‘선거연대’도 김 교육감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수도권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고 새정치신당이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는 이른바 ‘빅딜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 김 교육감도 교육감에 당선될 때 ‘시민후보’라는 이름으로 범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김 교육감은 2009년 4월에 치러진 경기도 첫 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됐고, 2010년 6월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재선했다. 서울대를 나와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과 혁신학교로 교육의 틀을 크게 바꿔놓았다. 전면 무상급식을 처음 도입해 보편적 교육복지를 확산했고, 공교육이 나아갈 방향으로 ‘혁신학교’ 모델을 도입해 정착시켰다.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보듬겠다는 그의 교육 철학은 크게 공감을 받았다. 그는 “경쟁 위주 교육에서 협력 위주 교육으로, 성적 중심에서 성장 중심으로, 지시와 통제 중심에서 자율과 자치 중심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지사를 놓고 새누리당에서는 4선의 정병국 원유철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5선의 남경필 의원도 당 지도부로부터 강력하게 출마 권고를 받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3선의 김진표 의원과 4선의 원혜영 의원이 앞선 가운데 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 추격하고 있다. 5선의 이석현 의원과 4선의 김영환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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