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공기업

한수원 한미정상회담으로 원전 협력 물꼬 터, 미국 시장서 실리 챙기기는 '산 넘어 산'

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 2025-08-27 16:37:16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력원자력이 한미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미국과 원전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미 시장 진출에도 물꼬를 트게 됐다.

다만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불공정 계약과 지적재산권 분쟁, 불확실한 미국 내 원전 산업 여건 등 영향으로 실리를 확보하기까지는 험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한미정상회담으로 원전 협력 물꼬 터, 미국 시장서 실리 챙기기는 '산 넘어 산'
▲ 한국수력원자력이 한미정상회담을 바탕으로 한 실질 효과를 거두는 데는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2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 합의를 놓고 조정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5일(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원자력 협력 문제에 대해 두 정상 사이에 의미 있는 논의가 있었다”며 “앞으로 추가적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현지시각으로 2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불공정 계약에 재협상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지만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사이에 협력 채널이 공고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오랜 기간 원자로의 지식재산권을 놓고 분쟁을 이어오다 한국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계기로 올해 1월 분쟁을 종결하는 합의를 맺었다.

합의에는 △한국형 원전 수출 시 원전 1기당 6억5천만 달러(약 9073억 원) 규모 물품 및 용역 계약 제공 △북미·유럽 지역 원전 수주 금지 △1억7500만 달러(약 2443억 원) 기술 사용료 지불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 대상 기술 자립 검증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졌다.

다만 한국과 미국 사이 원전 협력을 위한 재협상으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 합의가 조정이 되더라도 한수원 앞에 난관은 여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일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한미정상회담으로 원전 협력 물꼬 터, 미국 시장서 실리 챙기기는 '산 넘어 산'
▲ 한수원이 재협상을 바탕으로 불공정 계약 문제를 극복하더라고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일은 또 다른 난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호기의 모습. <연합뉴스>

한수원은 한국의 1호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도 적자를 내고 있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바라카 원전 사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UAE 원전 사업 등’ 항목에서 누적 손해 34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수익률도 –0.2%로 떨어져 기존에 기대했던 10% 안팎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라카 원전 수익성 저하는 전체 공기가 애초 계획보다 3~4년씩 늦어지며 1조4천억 원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북미 원전협력 과정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협상 태도를 고려하면 한수원에 제시될 사업조건이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보다 긍정적일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내에서도 원전 사업이 수익성이 낮다는 점도 부정적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집권할 당시 자국 내에 원전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원전 2기 건설을 목표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함께 진행한 브이씨 서머(V.C. Summer) 사업의 경우 개시 10년 만인 2017년 90억 달러(약 12조5667억 원)를 투입하고도 결국 중단됐다. 당시 완공 예상비용은 230억~250억 달러(약 32~34조 원)로 애초 예상치인 98억 달러(약 13조6808억 원)의 2배를 넘어섰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보글(Vogtle) 3·4호기도 완공되기는 했지만 공기 지연으로 2017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했던 것이 7년 늦춰져 2024년에야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총 사업비도 140억 달러(약 19조5482억 원)에서 350억 달러(약 48조8705억 원)까지 늘어났다.

그럼에도 원전협력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여전히 중요한 사안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 확대를 비롯해 전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현재 100GW(기가와트)에 머무는 원전 발전 용량을 400GW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에서 원자로 일부가 녹아내리는 사고를 겪은 뒤 새로운 원전 착공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지만 재생에너지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원전은 가장 확실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원자로 승인 절차 간소화와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개편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마련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에는 원자로 압력용기를 비롯한 초대형 단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가 없어 원전의 시공부터 이후 운영까지 모든 단계에 걸친 역량을 보유한 한국과 같은 나라들과 협력이 요구된다.

한국도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사 설립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 시장에 진출하고 우라늄 농축 관련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원전협력은 불가피하다.

한수원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여해 미국과 SMR 사업 및 농축우라늄 공급 관련 업무협약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한미 원자력 협력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한수원은 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최신기사

현대모비스 '2025 CEO 인베스터데이' 개최, 이규석 "로보틱스 사업 진출"
현대차 노조 9월부터 연장근로·특근 거부, "협상안 제시 않으면 파업 검토"
은행 7월 주담대 금리 3.96%로 2개월 연속 올라, 예대금리차도 확대
정기선 '통합 HD현대중공업' 승부수, 글로벌 해양방산 성장 대응하고 중국에 '맞불'
DL이앤씨 건설업황 부진 이겨가는 중, 주택 원가율 개선과 신사업 앞세워
한국 디스플레이 1분기에 분기 매출 100억 달러 3년 만에 탈환, OLED 성장과 선..
금감원장 이찬진 '홈플러스 사태' 다시 살핀다, 금융당국 MBK 본사 현장조사
LG화학 대산 및 여수공장서 희망퇴직 실시, 58세 이상 임금피크제 직원 대상
[현장] "AI로 신약개발 사업 자체가 혁신", 임상 성공률 높이는 '게임 체인저'
코스피 '방향성 탐색' 3180선 강보합 마감, 원/달러 환율 1396.3원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