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미국 인텔을 뛰어넘고 글로벌 반도체매출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텔이 주력사업인 PC용 반도체에서 고전하고 신사업 진출도 늦어지는 사이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호황기를 맞아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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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상승세가 올해 추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모바일에 이어 고성능PC와 서버용 반도체수요도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발전으로 전력효율과 성능이 대폭 향상되며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의 신규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버업체들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신산업에 대비하며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메모리반도체 수요강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 성과로 이런 수혜를 극대화하며 올해 반도체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매출이 63조6850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추정치보다 25%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그동안 부동의 1위를 기록하던 인텔을 뛰어넘고 삼성전자가 최초로 글로벌 반도체매출 1위에 오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매출 540억 달러로 1위에 올랐고 삼성전자는 매출 401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인텔의 반도체매출은 연간 4.5% 성장했는데 삼성전자가 6.1%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격차가 더욱 좁아졌다.
신한금융투자의 전망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거둘 반도체매출은 인텔이 지난해 기록한 것과 비슷한 54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부터 대규모 3D낸드 공장가동을 시작하며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가격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도 충분해 예상치를 더 웃도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인텔은 주력사업인 PC용 반도체의 수요가 계속 둔화하고 서버용 반도체에서도 엔비디아와 AMD 등 경쟁업체의 진출이 가속화되며 시장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또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반도체 등 인텔의 신사업도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여 올해 매출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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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이 경우 삼성전자가 충분히 인텔을 뛰어넘고 올해부터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우위를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퀄컴이 60조 원 가까운 금액에 자동차반도체기업 NXP를 인수하며 지난해 SK하이닉스를 넘고 단숨에 3위로 떠오른데다 자율주행분야에서 퀄컴과 인텔의 기술력이 크게 앞서있기 때문이다.
인텔과 퀄컴의 자율주행반도체가 수년안에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기 시작할 경우 인텔이 선두지위를 회복하고 퀄컴의 추격도 거세져 삼성전자가 시장우위를 유지하는 데 한계를 맞을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도 시스템반도체의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려 자율주행 등 신산업 발달에 적기에 대응해야 반도체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칭화유니그룹도 최근 82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을 따라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술발전에 주력해 추격을 뿌리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