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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미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공장 설립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1-16 13: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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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화권 경쟁업체들에 대응해 미국에 반도체와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을 설립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만 홍하이그룹과 TSMC는 미국에서 각각 LCD패널과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을 내놓으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공장 설립할까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삼성전자 역시 이런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데다 미국 고객사의 비중이 커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16일 외신을 종합하면 중화권 부품업체들의 미국 생산공장 설립계획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가 미국에 LCD패널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에 적극적으로 응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하이그룹은 자회사인 샤프와 이노룩스를 통해 LCD와 올레드패널을 모두 생산하고 자체 TV사업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미국 시장진입과 애플 등 주요 고객사 확보가 절실하다.

니혼게이자이는 홍하이그룹이 일본 소프트뱅크 주도의 120조 원 규모 미국 IT펀드에 참여하는 것도 트럼프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미국 진출에 도움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홍하이그룹은 중국에서 정부지원을 받아 대규모 LCD공장을 신설하고 있는데 미국에 추가적인 투자를 벌여 생산시설을 더 큰 규모로 확보하고 트럼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구축을 노릴 수 있다.

홍하이그룹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미국 아이폰 생산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점도 이런 투자계획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홍하이그룹은 중국의 아이폰 생산공장 주변에 올레드패널 공장을 세워 디스플레이 공급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는데 미국에서도 같은 효과를 노릴 공산이 크다.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회장도 최근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적극적인 내수경제 부흥정책에 대응해 미국 위탁생산공장 설립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TSMC의 매출 가운데 65% 정도가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기업에서 나오는 만큼 관세인상 가능성에 타격을 최소화하고 향후 고객사 유지에 이점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만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해외에서 미국에 수입되는 부품에 높은 관세가 매겨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인 생산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관세장벽이 현실화되면 미국에서 사업확대가 어려워지거나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한 부품업체들이 이익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고객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사업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같은 입장에 놓여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올해부터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며 주요 부품업체로 자리잡을 기회를 맞았다. TSMC와 마찬가지로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도 미국에 편중돼 있다.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도 미국 고객사의 매출비중이 높아 무역장벽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기회를 놓칠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이 트럼프 정부에서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히고 있어 삼성전자가 향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부품공장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공장 설립할까  
▲ 미국 텍사스의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공장.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미국에서 관세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가전제품공장 설립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품사업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의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공장에 추가적 투자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이 투자규모는 생산량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미국 생산공장의 비중을 크게 끌어올릴 투자부담이 커지고 인건비가 높아 부품사업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응이 늦을 경우 자칫하면 중화권 부품업체들에 고객사를 빼앗길 수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를 앞두고 향후 미국 소프트웨어기업도 적극적으로 인수할 계획을 내놓을 만큼 미국에서 시장기반을 다지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트럼프가 높은 관세를 앞세워 공격할 수 있는 쉬운 타깃”이라며 “한국을 겨냥한 무역조치와 정치공세에 삼성전자가 ‘인질’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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