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늬만 법인차'의 과세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고가 수입차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팔린 1억 원 이상 가격의 수입차는 1만9660대로 2015년 판매량 2만2844대보다 13.9% 감소했다.

정부는 2015년 공평과세 실현을 위해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개정했고 지난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법은 사업자 명의로 업무용 차를 구매할 시 비용으로 처리 가능한 구입비 상한선을 800만원으로 제한했다. 또 구입비와 유지비를 합쳐 1000만원 이상 비용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운행일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40%를 차지했던 업무용차량의 비중은 35.7%로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1~2위인 벤츠와 BMW의 법인구매 비중도 대폭 축소됐다. 벤츠는 2015년 54.4%에서 지난해 42.1%로, BMW는 같은 기간 46%에서 40%로 줄었다.

그러나 수억원대의 고성능 스포츠카 등은 여전히 법인구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업무용으로 보기 힘든 고가 수입차들이 여전히 법인용으로 구매되는 경우가 많다”며 “운행기록을 편법으로 작성가능한 등의 허점이 있는 만큼 정부규제가 더 강화돼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매차량의 가격대가 4억 원~7억 원에 이르는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의 법인구매 비중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판매량 가운데 1대를 제외한 52대가 모두 법인용이었고 람보르기니도 지난해 법인구매 차량대수가 2015년 3대에서 16대로 대폭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