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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플라스틱협약 제네바 회의 '빈손', "산유국과 석유화학업계 집요한 반대 탓"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8-18 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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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플라스틱협약 제네바 회의 '빈손', "산유국과 석유화학업계 집요한 반대 탓"
▲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한국 부산에서 시작된 국제플라스틱협약 성안을 위한 스위스 제네바 추가 회의가 이번에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한국 정부는 올해 안으로 '탈플라스틱'을 추진하겠다던 발표와 달리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자초했다.

18일 관련 환경단체와 주요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5일(현지시각)부터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속개회의(INC-5.2)가 지난번 회의보다 퇴보한 채 종료됐다.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15일(현지시각) INC-5.2가 목표한 성과를 내지 못해 유감이라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잉거 안데스렌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지난 10일은 지정학적 복잡성,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여러 국가들 사이의 긴장 속에서 이어진 힘겨운 싸움이었다"며 "우리가 희망했던 협약 문안을 얻지는 못했지만 유엔환경계획은 지하수, 토양, 강, 바다, 그리고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플라스틱 오염에 맞서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한국 부산에서 열린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의 연장회의였다. 원래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은 INC-5가 최종 협상이 될 것으로 계획됐다.

INC-5에서는 최종 협상문의 초안이 되는 '의장 문서'가 발표됐었는데 여기에는 플라스틱 생산 상한, 유해 화학물질 사용 금지 등 광범위한 규제가 포함됐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들이 해당 문서를 반대한 탓에 올해까지 회의가 연장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들 국가에 더해 미국까지 반대파에 합류했다.

결국 13일에는 이들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새 의장 문서가 발표됐으나 유럽연합, 콜롬비아, 페루 등 국가들은 규제가 빠진 조약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번 회의는 결론을 짓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13일에 공개된 의장 문서는 다수의 정부 대표단뿐 아니라 시민사회에도 큰 충격이었다"며 "의장 문서 발표 이후 시민사회는 회의장에 입장해 각국 정부 대표단에 '우리 모두의 미래를 지켜달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국제플라스틱협약 제네바 회의 '빈손', "산유국과 석유화학업계 집요한 반대 탓"
▲ 스위스 제네바에서 14일(현지시각) 열린 국제플라스틱협약 회의서 각국 대표단들이 회의장에 모여 상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국내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들은 탈플라스틱을 추진한다면서 이번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한국 정부는 올해 안에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밝혔는데 이것이 단순히 재활용 확대에 머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앞으로 계속될 국제 협상에서도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적극 촉구해 주요 플라스틱 생산국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규모 환경단체 '세계환경기금(WWF)'도 INC-5 개최국이었던 한국이 주도적으로 협상에 나서 플라스틱 생산 상한 규제를 포함하는 강력한 협약이 성안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혜 세계환경기금 한국 사무총장은 "협약이 지연되고 있지만 한국은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가 큰 국가로서 탈플라스틱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은 이미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재활용률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2030 탈플라스틱 로드맵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글로벌 탈플라스틱 전환 흐름을 이끌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회의가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산유국 반대에 더해 석유화학 업계의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환경법센터(CIEL)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 참석한 석유화학 업계 로비스트는 234명으로 유럽연합 대표단보다도 많았다.

이런 와중 이번 INC-5.2는 INC-5 떄보다 비공개로 이뤄지는 협상들이 많아 공정성과 투명성이 크게 저해됐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대표단장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려면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업계의 이익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며 "이들 산업계는 순간의 이익을 위해 전 인류는 파멸로 몰아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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