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인적분할 철회가 호재, 정상수 의료기기 리쥬란 유럽 진출로 코스닥 시총 3위 넘봐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8-11 16: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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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수 파마리서치 의장(사진)이 의료기기 리쥬란을 앞세워 거침없는 거침없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이 의료기기 리쥬란을 앞세워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핵심 사업 부문을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분할하고, 기존 법인은 지주사인 파마리서치홀딩스로 전환하려는 과정에서 본업 못지않게 지배구조 리스크가 더 부각됐다. 그러나 주주 반대로 분할 계획이 무산된 후, 시장의 관심은 오롯이 파마리서치의 실적에 쏠리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하반기 유럽 시장 진출을 발판 삼아 글로벌 무대에서 도약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증권사들 의견을 종합하면 파마리서치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목표주가가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현재 파마리서치 주가는 66만 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으며,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80만 원~ 90만 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주가가 80만 원대로 상승하면 시가총액은 8조 원을 넘어 알테오젠과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코스닥 시장 3위까지 오르게 된다.
리쥬란의 견고한 성장세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으로도 증명됐다. 올해 상반기 합산 의료기기 매출은 154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13억 원)보다 89.9%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도 2575억 원, 영업이익 100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63.1%, 75.2% 증가했다.
리쥬란과 같은 스킨부스터 제품은 유효성분을 주입해 수분을 공급하여 보습 효과를 제공하고, 탄력을 증가시켜 피부 질을 개선하는 미용 의료기기이다. 히알루론산, 폴리뉴클레오티드(PN), 엑소좀 등 다양한 성분을 기반으로 하며 물리적으로 볼륨을 더해주는 필러와 다르게 보습과 피부결 재생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증권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리쥬란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연간 기준으로 55%였는데 올해에는 61.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쥬란은 파마리서치 제품 가운데 가장 고마진 제품으로 꼽힌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영업이익이 극대화되는 구조다.
앞서 정상수 의장은 파마리서치 인적분할 발표 과정에서 부정 여론과 주주의 반발을 넘지 못하며 이내 철회했다. 당시 파마리서치는 입장문을 통해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소통의 충분성에 대한 주주의 의견을 신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3년 간 준비한 인적분할 계획이 백지화됐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인적분할 철회를 발표한 7월8일 종가는 58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13.7% 상승했다. 그로부터 한달간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며 최근 시가총액이 6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에 더해 내수에서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시행으로 인한 수요 증가, 수출에서는 유럽 진출이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 파마리서치는 2024년 말 유럽 허가를 받고 리쥬란 진출을 준비해왔다.
파마리서치는 2024년 말 유럽 허가를 받고 리쥬란 진출을 준비해왔으며, 조만간 파트너사 선정과 함께 연내 초도물량 선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마리서치가 3분기 유럽 유통사와 계약 체결 후 4분기 10개국 이상에 리쥬란 신규 론칭이 예정됐다”고 말했다.
유럽 진출은 매출 구조전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내수 비중이 높은 현재 구조에서 고가 시장인 유럽 판매가 본격화되면 수출 평균판매가격(ASP)과 성장 폭이 모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미용 시장이 가장 큰 미국은 아직 스킨부스터 관련 카테고리가 없어 허가 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파마리서치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약 5년에서 1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리쥬란이 미국에서 허가받기 전까지 유럽에서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2023년 앨러간의 ‘스킨바이브’가 히알루론산(HA) 제제로는 처음으로 피부 거칠기 개선 적응증을 승인받으면서, 리쥬란과 같은 스킨부스터 시장이 본격 개화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히알루론산 제제는 주로 깊은 주름이나 꺼진 부위 등 볼륨 보충 목적의 필러로 승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지 유통망이 구축되면 고객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지금까지 리쥬란 시술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유럽 고객들이 현지에서 동일한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수출 확대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송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마리서치의 낮은 수출 비중은 이제 추가 성장의 가능성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유럽향 수출이 본격화되면 해외 매출 성장세 역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