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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품목관세 '최혜국 대우'에도 삼성·SK하이닉스 불리, '현지생산 40%' 마이크론 HBM 입지 키울듯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5-08-04 1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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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품목관세 '최혜국 대우'에도 삼성·SK하이닉스 불리, '현지생산 40%' 마이크론 HBM 입지 키울듯
▲ 오는 8월 중순 발표될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가 15%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미국 마이크론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지난달 말 한미 관세협상 결과, 미국이 우리나라 반도체 품목관세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나쁜 대우를 하지 않겠다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지만, 반도체 품목 관세가 적어도 15% 수준으로 부과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에 따른 것으로, 이같이 결정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이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를 피하고자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국내 반도체 생산 비중과 설비투자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비해 마이크론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40%까지 늘리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요 메모리반도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8월 중순 발표될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국내 생산과 투자 비중이 높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수요 감소, 가격 인하 압력 등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는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고, 미국 상무부의 조사에 기반한 품목관세가 따로 매겨질 예정이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당초 20% 이상의 반도체 품목 관세를 예고했지만, 최혜국 대우 약속에 따라 한국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는 15%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차세대 반도체 소재와 공정 기술을 연구하는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는 15%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개별 품목별 정확한 관세율이 발표된 것은 아니므로 낙관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발표된 직후 반도체 업계에선 품목 관세 ‘최혜국 대우’에 안도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관세가 몇 퍼센트로 정해지든 경쟁국과 비교해 적어도 더 나쁜 상황에 놓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메모리반도체 업계 상황을 놓고 봤을 때, 결코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HBM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사는 사실상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세 기업만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과 첨단 공정으로 만드는 D램 제작이 가능하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추격을 가속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해야 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반도체 생산량과 설비투자는 마이크론과 비교해 크게 못 미친다.

마이크론은 최근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40%로 올리는 목표로 설정, 최대 24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설비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재 마이크론의 주요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은 대만, 일본 등에 있는데, 이를 미국으로 옮기려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론의 미국 아이다호주 공장은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뉴욕의 두 개의 생산시설은 각각 2028년과 2029년 가동할 계획이다.
미 품목관세 '최혜국 대우'에도 삼성·SK하이닉스 불리, '현지생산 40%' 마이크론 HBM 입지 키울듯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주요 메모리반도체 설비투자 계획. <한국신용평가>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내년 가동할 예정이지만, 메모리반도체를 위한 생산시설은 없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방미 이후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이는 파운드리 후공정을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5조4천억 원을 투자해 HBM 패키징 후공장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지만, 대량생산 목표는 2028년이다. 이는 마이크론의 2026년 양산보다 2년 늦은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위한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4공장 등에 총 33조 원을 투자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에 총 14조7천억 원을 투자한다.

HBM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하는 미국 빅테크 입장에서도 미국에서 생산된 메모리반도체를 우선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석준 교수는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가능하다면 미국에 공장이 있는 한국 반도체 회사들과 거래하는 것을 우선시할 것이고, 그것만으로 물량이 부족하다면 한국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거래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강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에 따라 15% 수준의 품목관세 부과가 현실화한다면, 미국 현지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마이크론이 HBM에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12단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6세대 HBM4 샘플도 일찍이 공급해, 연말 고객사 인증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아직 SK하이닉스와 올해와 내년 HBM4 공급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 부과는 향후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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