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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I 규제가 화웨이 자신감 키웠다, 엔비디아 수출 재개로 '진검승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7-22 14: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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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I 규제가 화웨이 자신감 키웠다, 엔비디아 수출 재개로 '진검승부'
▲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수출 재개는 화웨이가 그동안 키워 온 기술 역량과 자국 고객사에 미치는 영향력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정점에 선 화웨이가 반도체와 데이터서버,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하는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기업이 중국에 인공지능 반도체 판매를 재개해도 현지 고객사들이 화웨이 이외 제품을 선택하기 어렵도록 해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전략이다.

22일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가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폭넓은 역량을 갖춰내며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를 따라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는 현재 반도체와 데이터서버, 거대 언어모델과 운영체제, 스마트카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꾸준한 인공지능 기술 발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는 엔비디아와 중국에서 정면 대결을 노릴 정도의 입지를 구축했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엔비디아와 AMD 고성능 반도체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저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마저 판매가 중단됐다.

화웨이는 이를 기회로 삼아 자체 기술로 설계한 인공지능 반도체 판매처를 알리바바와 텐센트,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로 빠르게 넓혀 왔다.

CNBC는 “화웨이는 엔비디아에 대적하는 중국의 대표 기업일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수익화하는 데도 앞서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매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고객사들을 놓친 사이에 화웨이가 ‘빈 집’을 차지한 셈이다.

화웨이는 더 나아가 자체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으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사들이기 어렵도록 하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생태계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사 수요가 쉽게 이동하지 못하도록 한 방식과 유사하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20’의 중국 수출을 허용했다. 이는 중국과 무역 협상에서 희토류 공급망 불안 등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화웨이가 그동안 중국에서 구축한 자체 인공지능 생태계의 경쟁력을 확실히 증명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현지 고객사들이 엔비디아 제품 구매에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 정책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도 엔비디아가 불리한 이유로 꼽힌다.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한 중국 기업들이 향후 미국의 추가 규제로 기술 지원이나 사후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면 큰 손해가 불가피하다.

미국은 이미 중국에 반도체 장비 규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선례를 보였다. 자연히 중국 고객사들이 엔비디아보다 화웨이와 협력을 선호할 이유가 충분하다.

엔비디아는 중국을 겨냥해 개발한 H20 재고 물량을 모두 처리한 뒤 후속 제품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고려해 성능을 더 낮출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AI 규제가 화웨이 자신감 키웠다, 엔비디아 수출 재개로 '진검승부'
▲ 엔비디아 데이터서버용 GPU 제품 홍보용 사진.
반면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는 꾸준한 성능 발전을 보이고 있어 경쟁력이 더 돋보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화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 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에서 엔비디아를 대체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런 예측이 점점 더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바이든 및 트럼프 정부의 잇따른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화웨이를 엔비디아 경쟁사로 키워낸 자충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NBC는 그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가 화웨이의 기술 역량 강화를 자극하는 ‘스테로이드’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전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과 통신장비를 주력으로 하다 인공지능 관련 시장에 진출을 본격화한 것도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시행한 기술 규제 때문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화웨이 통신장비에 보안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기업과 거래하거나 미국의 기술을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블랙리스트 조치를 결정했다.

화웨이는 결국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사업에 큰 타격을 받았고 미국의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 왔다. 인공지능도 이 가운데 하나다.

중국 정부도 화웨이를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에 핵심 기업으로 적극 지원해 왔다. 미국 정부의 제재에 직접 타격을 입은 당사자를 가장 강력한 무기로 키워낸 셈이다.

엔비디아의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재개로 결국 화웨이는 ‘진검승부’를 앞두게 됐다. 중국 빅테크 고객사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정면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다.

두 기업의 대결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 기술 규제를 중요한 협상카드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화웨이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면 이와 관련한 수출 규제는 미국의 협상카드로서 더 이상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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