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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홈플러스 인수전 '개점휴업', 갭투자 공개구혼에도 찬바람만 '쌩쌩'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07-17 14: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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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홈플러스 인수전 '개점휴업', 갭투자 공개구혼에도 찬바람만 '쌩쌩'
▲ 홈플러스 매각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사겠다는 기업이 안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군으로 거명되는 기업은 많은데 속애기를 들어보면 다들 홈플러스 인수를 꺼리는 분위기여서다.

홈플러스를 매각하려는 쪽에서는 현금 1조 원만 있으면 ‘갭투자’를 하듯 홈플러스를 인수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그만한 매력에 대해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대답이 나온다.

홈플러스 매각이 추진되기 전부터 인수 후보군으로 거명된 기업은 한두 곳이 아니다. 네이버부터 시작해 이마트와 롯데쇼핑, GS리테일, 한화갤러리아 등이 인수에 관심을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한국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닷컴이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홈플러스 인수에 뛰어들지 않겠냐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것으로 미뤄볼 때 사겠다고 손을 드는 회사가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홈플러스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매각 주관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직접 미리 인수 후보군과 접촉해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이 나타나면 이 기업을 인수 후보자로 선정하고 이후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주관사가 계획한 일정에 따르면 15일에는 인수 의향을 지닌 기업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어떤 매수 후보사와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없다.

인수 후보자를 선정하면 21일부터는 공개 경쟁입찰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었지만 이조차도 밀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매장 수 기준으로 업계 2위인 홈플러스 매각에 찬바람이 부는 가장 큰 이유는 매물 자체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한 데 묶은 통매각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통업계 모두 “힘들다”고 아우성하는 상황에서 안 그래도 덩치가 적지 않은 두 사업부를 한 번에 사들이는 것은 모든 기업이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후보로 거명된 회사들의 사정을 살펴봤을 때 각자 처한 상황이 인수전에 뛰어들기 어려운 사정이라는 점도 홈플러스 매각에 먹구름이 낀 이유로 꼽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모두 매장 효율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장사가 될 만한 곳에 새 매장을 내기 위한 노력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진한 점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매장 수만 120개가 넘는 홈플러스를 사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경쟁하고 있는 상권에 낸 매장만 어림잡아 50~60곳이 된다”며 “새 부지를 찾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홈플러스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대형마트는 매출에 따라 A급, B급, C급 점포를 따지는데 C급 점포에서 나오는 적자를 A급 점포의 이익으로 메우고 나머지 B급 점포의 이익으로 전체 영업이익을 만든다”며 “홈플러스가 A급 점포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도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고, 자체로서도 현재 인수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2위 홈플러스 인수전 '개점휴업', 갭투자 공개구혼에도 찬바람만 '쌩쌩'
▲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서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판단을 받았다. <연합뉴스>

홈플러스의 핵심 매장들이 이미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질 자산가치가 낮다는 점도 부담 요소로 꼽힌다.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도 마찬가지다. 김 부사장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홈플러스도 눈여겨보지 않겠느냐는 말들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관심이 전혀 없는 분위기다.

본업인 백화점사업과 시너지를 내기도 힘들고 무엇보다도 대형마트 업계에 발을 넣어본 적 없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상반기 아워홈 인수에 9천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한 터라 조 단위가 거론되는 홈플러스 인수에 베팅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GS리테일도 똑같다. GS리테일은 지난해 하반기에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이 추진될 때 인수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가맹사업 위주로 돌아가는 회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직영 운영 비중이 높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전략적으로 다른 회사라 인수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상황과 관련해서도 입장에 변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를 매도하는 쪽에서는 이른바 ‘갭투자’를 활용하면 홈플러스를 싸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가진 자산 6조8500억 원 가운데 부동산 자산만 4조8천억 원가량이라 이를 담보로 최대 2조 원을 차입하면 실제 1조 원만으로도 홈플러스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업계 관계자들은 “수익률이 많이 날 수 있다고 판단할 때 갭투자를 하는 것인데 홈플러스는 갭투자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고 공통된 말을 하고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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