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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이 이달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관광협력회의에서 오오츠카 경단련 관광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한국과 일본 간 해저터널을 만들자는 주장을 왜 줄기차게 하는 것일까?
박 회장은 한국과 일본 및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지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는데 또 한일 해저터널을 꺼내들었다.
박 회장은 29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관광협력회의에 참석해 “한일 해저터널과 같은 중장기과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과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가 공동주최했다. 박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과 관광위원장을 함께 맡고 있다.
박 회장은 이날 부산발전연구원이 펴낸 2010년 보고서를 인용해 한일 해저터널의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일 해저터널의 생산유발 효과는 54조 원에 이른다. 또 부가가치 19조 원과 고용인구 45만 명도 만들어 낸다.
박 회장은 “한일 해저터널은 대규모사업이라 실제 추진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며 “한일 관광업계가 계속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저터널을 통해) 한국 일본 중국 등 세 국가가 단일생활권을 형성할 수 있다”며 “문화와 물류 및 교역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박 회장은 2008년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일 관광협력회의에서 일본 경단련에 처음으로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제안했다. 그는 “한일 해저터널사업에 대해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뒤에도 매년 일본 관광객 유치와 양국 교류활성화를 위해 해저터널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 회장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도 한국과 중국을 잇는 해저터널 건설을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009년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 주석과 직접 만나 한중 해저터널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적도 있다. 당시 시 주석도 “중국은 대만과도 해저터널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국과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정부는 한일 및 한중 해저터널 건설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해저터널 건설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지만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존재하는 해저터널의 길이는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터널 50km 등 모두 100km 이하다. 그러나 한일 해저터널 노선으로 가장 유력하게 지목되는 부산-후쿠오카 간 거리는 222km에 이른다. 중국의 경우에도 경기도 화성과 중국 웨이하이를 잇는 노선은 373km나 된다.
특히 한일 해저터널의 경우 터널이 건설되는 구간의 수심이 200km를 넘어 공사비가 더 들어간다는 점도 난제로 꼽힌다.
국토해양부의 교통연구원은 2011년 “한중일 해저터널은 경제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당시 교통연구원은 “양쪽 모두 10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광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의 발언은 지금의 경제적 실익보다 한일관계와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