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이 컨테이너선사업 초기단계에서 화주들의 불신과 해운동맹의 벽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M그룹이 컨테이너선사업 시작단계에서 비선박운항업자를 통해 화주를 확보할 것이라고 미국 해운전문매체 저널오브커머스가 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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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오현 SM그룹 회장. |
비선박운항업자는 스스로 선박을 소유하거나 운항하지 않고 화주와 선주를 중개한다. 운송의 책임을 지는 대신 선주에게 중개수수료를 받아 사업을 한다.
SM그룹은 신설법인인 SM상선을 만들고 SM상선을 통해 한진해운 태평양노선 관련 자산을 인수한 뒤 컨테이너선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SM그룹이 컨테이너선사업의 경험이 없는 데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화주들의 피해가 컸던 탓에 SM상선에 화물을 맡기려는 화주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SM상선이 컨테이너선사업 초기에 비선박운항업자의 도움을 받아 선박에 화물을 채울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글로벌 해운시장이 올해 4월부터 세 개의 거대 해운동맹 체제로 재편되면서 SM해운이 시장에 안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은 시설이나 선복을 공유해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어 글로벌 해운사들은 일제히 해운동맹 결성을 추진했다.
SM상선의 경쟁력이 다른 글로벌 해운사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탓에 해운동맹 가입은 한동안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 소속 해운사와 비교해 SM상선은 수익성과 경쟁력 측면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SM상선이 컨테이너선사업의 첫 발을 떼는 태평양노선은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노선으로 꼽힌다. 프랑스 해운조사전문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6곳의 해운사가 추가로 태평양노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까지 태평양노선 물량의 7%를 담당하고 있었다. 법정관리 이후 운송차질이 빚어지자 다른 해운사들이 경쟁적으로 추가 선박을 투입하면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크게 올랐던 태평양노선 운임은 곧 안정됐다.
태평양노선은 전세계 물동량의 상당부분을 맡고 있어 한때 해운사들에 수익창출의 창구로 여겨졌지만 경쟁이 심화하면서 다른노선과 마찬가지로 공급과잉과 저가운임으로 신음하고 있다.
또 태평양노선의 주요 항만에서 만성적으로 혼잡이 빚어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해운사들의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저널오브커머스는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