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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올해 LG그룹 전장부품사업의 도약을 꿈꾼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7-01-03 15: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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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올해 LG그룹 전장부품사업의 도약을 꿈꾼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

LG그룹은 2017년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LG전자, LG화학 등 주요계열사들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전장부품사업의 중요성이 그만큼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LG그룹은 2017년 GM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전장부품사업의 원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장부품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뤄지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LG그룹이 올 한해 전장부품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수익성 확보해 전장부품사업 원년으로 삼을까

3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에서 전장부품사업의 성과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최근의 정치경제 환경이 완연히 달라지고 있다”며 “브렉시트와 미국 정치지형의 변화 등에서 보듯 세계 경제질서가 자유무역에서 자국을 우선시 하는 보호무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의 주요계열사들은 수출비중이 높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수출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북미지역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역시 최근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지급을 중단하며 전기차산업에서 중국업체 보호에 힘쓰고 있다.

LG그룹 주요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성장동력으로 삼은 전장부품사업의 중요성은 날로 부각되고 있다.

LG그룹은 그동안 전장부품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주력했으나 사업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 GM의 순수전기차 볼트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며 전장부품사업의 원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GM은 지난해 12월 말 볼트를 출시한 뒤 판매지역을 미국 전역으로 넓히며 전기차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한국 등 해외로 출시지역을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LG그룹은 오랜 기간 GM과 협력해 볼트의 개발단계부터 참여한 만큼 볼트의 판매확대는 전장부품사업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볼트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LG그룹은 전장부품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볼트로 확보한 경쟁력을 앞세워 전장부품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도 크다.

자동차산업은 안전을 중요시하는 만큼 기존 평판 등이 부품업체를 선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서 전장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올해 GM의 볼트 외에 추가 신규수주를 이어가며 전장부품사업의 경쟁력을 재평가 받을 것”이라며 “VC사업본부는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볼트에 전장부품을 직접 공급하는 LG전자와 LG화학 외에 LG그룹에서 전장부품사업을 벌이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하우시스 등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구본무, 올해 LG그룹 전장부품사업의 도약을 꿈꾼다  
▲ 구본준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 부회장.
아직까지 전장부품사업이 각 업체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LG그룹은 전장부품사업에서 LG전자와 LG화학과 함께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차량용 카메라모듈과 센서, LG하우시스의 차량용 내외장재 등으로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놓았다.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는 점도 전장부품사업의 성장성에 힘을 싣는다.

구 부회장은 2015년 말부터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전장부품사업을 총괄했는데 지난해 말 LG그룹 인사에서 역할이 신사업은 물론 기존사업까지 챙기는 쪽으로 확대됐다.

구 부회장은 전장부품사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꼽히는데 역할이 커진 만큼 LG그룹이 2017년 전장부품사업에서 경쟁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구본무 오너십, 선제적 대응과 신속한 의사결정 발휘될까

LG그룹은 2017년 수익성을 확보하며 전장부품사업의 원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장부품시장의 경쟁이 나날이 심화하는 점은 LG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LG그룹은 전장부품사업에서 선발주자라는 평가를 받지만 아직 전장부품시장이 초기 발전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GM 볼트의 성공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전장부품사업에서 절대적인 수익성을 확대하면서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전기차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에 5천억 원 가량의 지분투자를 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11월에는 9조 원을 들여 하만인수를 결정하며 본격적으로 전장부품사업에 진출할 것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말 흩어져 있던 전장부품사업을 하나로 합쳐 ‘전장사업팀’을 새롭게 만들었는데 이렇다 할 성과가 없자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단숨에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전장부품시장의 강자인 일본의 파나소닉 역시 전장부품사업에서 인수합병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닛산의 배터리사업부문과 오스트리아의 전장부품업체 ZKW의 인수를 추진한 데 이어 경쟁력을 지닌 부품업체의 추가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미국의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에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테슬라의 태양광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전장부품시장에서 글로벌업체들의 대규모 인수합병과 협력은 LG그룹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구본준 부회장이 2015년 말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은 뒤 전장부품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LG그룹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전장부품시장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고 구 부회장의 역할이 올해 확대된 만큼 LG그룹이 전장부품사업에서 과감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구 부회장은 2013년 LG그룹 계열사지만 LGCNS의 자회사이자 자동차부품설계업체인 V-ENS를 인수해 LG전자의 VC사업본부를 출범한 경험이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신속하고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하는 방식의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을 주문했다.

LG그룹은 일찌감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안정적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고 구본무 회장의 오너십 역시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그룹들이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있는 것과 대비돼 상대적으로 외풍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LG그룹이 선제적 대응과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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