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내달 고속도로 사물인터넷 무인택배함 시범 사업을 시작하며, 앞으로 급성장할 스마트 택배 시장 선점을 노린다. <롯데글로벌로지스> |
[비즈니스포스트]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고속도로 무인택배함 시범 사업에 돌입하며, 차기 사물인터넷(IoT) 무인택배 시장 선점을 노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7월부터 부산과 북부산 고속도로 휴게소 영업소 유휴 공간에 사물인터넷 기반 무인택배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
24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와 3자 업무협약을 맺고 7월부터 24시간 무인 비대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고속도로 무인택배함 서비스는 롯데택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택배 대상 물품은 세변의 합이 100cm 이하인 소형 화물이며, 별도 냉장시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물차 운전자처럼 근무 특성상 택배 수령이 어려운 소비자를 겨냥했다.
무인택배함은 실시간 위치 기반 정보와 상태를 사물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택배 수령자에는 QR코드와 알림 메시지가 전송된다.
이용자는 고속도로 영업소에 설치된 무인함을 통해 1분 내로 물품을 수령하거나 발송 처리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실질적 불편을 해결하고자 기획된 서비스”라며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전국 고속도로에 추가 거점 확대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롯데글로벌로지스는 7월부터 부산과 북부산 고속도로 영업소 유휴 공간에 사물인터넷 기반 무인택배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안재용 롯데글로벌로지스 라스트마일기획 부문장(맨 오른쪽), 권우원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장(가운데), 최영수 부산시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전무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
해외에서는 이미 무인택배함 서비스가 일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본은 ‘택배박스’라는 이름의 무인택배함을 신축 아파트뿐 아니라 기존 주택가에도 폭넓게 설치하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에 따르면 △야마토운송 △하코포스 △라쿠텐박스 등 물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일본 무인택배함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말 약 2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은 아마존이 2011년부터 무인택배함 ‘아마존 로커’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는 온라인 주문을 할 때 로커를 지정해 물품을 수령하고, 일회용 비밀번호로 택배함을 여는 방식을 활용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츠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스마트 무인택배함(스마트 파슬 로커)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7억5120만 달러(약 1조 원)로 추산됐다.
또 스마트 무인택배함 서비스 시장은 2025년부터 연평균 8~15%의 높은 성장를 기록하며 2032년에는 약 13억5560만 달러(약 1조8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역시 △차이냐오 △징둥물류 등 물류기업이 오피스텔,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 무인택배함을 대규모로 설치했으며, 유럽에서는 △인포스트 △클레버론 등의 물류기업이 세탁물이나 신선식품 보관까지 가능한 멀티서비스형 무인택배함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도 점진적으로 택배 물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스마트 물류 서비스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4년 택배 물동량은 59억5634만 건으로 전년 대비 22.45% 증가했다.
국내 무인택배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무인택배함 설치 대수는 2024년 말 기준 6만6천 개로 연평균 2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무인택배함이 아파트 단지나 스마트시티 등 도심지 중심에 설치됐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택배 물동량이 늘고 있음에도 물류 기업들의 수익성은 2~3%대로 낮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무인택배함·드론·로봇 등을 활용한 물류 스마트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기업의 기술과 인프라 뿐 아니라 정부의 제도와 법이 함께 뒷받침돼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