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LH는 현재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토지 매출 확대와 주택 착공의 조기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2026년 이후 매출이 본격적인 증가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부채비율은 2022년 218.73%, 2023년 218.32%, 2024년 217.69%로 공기업 가운데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주택사업의 적극적 이행에 따른 것으로 기재부의 양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 기자간담회에서 3기 신도시 조성과 관련해 “LH가 단기적으로 부채비율에 문제를 겪더라도 공기업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H가 정부가 설정한 낮은 부채비율에 집중하다보면 3기 신도시 사업이 차순위로 밀리면서 토지 보상단계부터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미리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후 이 사장은 정부와 협의해 부채비율 목표치를 2027년 208%에서 2028년 232.5%로 높이기도 했다.
LH는 지난해 공공주택사업과 도시조성사업 등에서도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이는 주요 사업 평가지표 점수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LH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2010년 이후 최대 규모인 10만6천 호 사업승인을 완료했다. 또한 LH가 매입 및 공급하는 신축매입임대주택은 역대 최대치인 3만9천 호를 공급하며 도심 내 비아파트 공급 침체를 보완했다.
LH는 주택공급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택지 5곳 지구를 지정하고 3기 신도시 5곳 모두 주택건설에 착수했으며 기존 택지를 효율화해 지난해 1만7천 호를 추가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18조4억 원의 공공부문 투자목표를 세웠는데 19조 원으로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이렇듯 LH는 채용 및 정부정책을 적극 이행한 것을 토대로 기본 평가점수에 더해 가산점을 획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2024사업연도를 대상으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발표하며 "재무건전성‧생산성 등 기관 운영의 효율성과 사회적 책임‧국가정책 사업 수행 등 공공성을 균형있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물가·주거 안정, 투자확대 등 정부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기관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영평가에서는 지난해 경영평가에서보다 채용, 물가, 주거 안정 등 시급한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한 공공기관들에 가점이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고용 측면에서도 공기업으로서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LH는 매입임대주택 및 3기 신도시 등 현안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반정규직 신규채용인원을 2023년 240명에서 2024년 358명으로 33%가량 확대했다. 이 가운데 장애인 채용규모는 2023년 10명에서 2024년 22명으로, 고졸 채용규모는 25명에서 38명으로 늘었다.
▲ 이한준 LH 사장(오른쪽 첫번 째)은 13일 경기도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 두 번째), 주광덕 남양주시장(왼쪽 첫 번째),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오른쪽 두 번째)와 함께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내 ‘카카오 디지털허브(가칭)’ 투자ㆍ유치를 위한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는 정부 시책에 발맞춘 정책사업도 적극 이행했다.
지난해 전세사기피해자의 조속한 일상회복 지원을 위한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마무리했고, 대전 나노·반도체산단 등 10곳에 대해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신도시를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미래도시지원센터를 개소했고 1기 신도시 선도지구 13개구역 3만6천 호를 선정해 지원했다.
이 사장은 LH의 2025년 경영평가 상승에 따른 성과급 지급 및 대국민 이미지 제고를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울 것으로 보인다.
'C'등급 이상을 받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성과급이 지급되는데 'B'등급을 받으면 상위 등급(A, S)보다는 적지만 C등급보다는 성과급이 늘어난다. 공기업 직원들은 경영평가에 따라 월 기본급의 최대 250%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이 사장은 올해 경영평가 등급 상승을 동력으로 삼아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국내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2022년 11월에 취임해 올해 11월에 임기를 마치는데 이재명 정부의 실용 인사 기조로 볼 때 성과를 낸다면 1년 단위로 연임도 가능하다.
LH는 올해 주택수급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19만 호 이상을 공급하고 2만8천 호 규모의 택지를 공급해 민간주택 건설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서 세금을 통한 가격 인상 억제가 아닌 공공주택 확대를 통한 공급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는데 특히 중산층과 서민, 청년, 1인 가구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을 강화하는 것을 정책의 골자로 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임기 내 250만 호(연 50만 호) 주택 공급을 목표로 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공공임대주택 및 맞춤형 공공주택으로 채우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 사장은 LH 조직 쇄신을 위한 경영 행보에도 공을 들일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LH의 종합청렴도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5단계 가운데 4등급에 머물렀다.
또한 취업규칙 위반을 포함한 직원 징계건수도 여전히 많다. LH 임직원 가운데 지난해 취업규칙 위반 등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횟수는 50건을 넘는다.
이 사장은 최근 남양주왕숙 신도시에 앵커기업 '카카오'를 유치하며 “앞으로도 민·관·공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와 고품질 공공주택을 품은 남양주 왕숙 신도시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