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아마존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지원하는 가전제품을 내놓으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하만을 인수한 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플랫폼 지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삼성전자의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음성인식서비스의 경쟁력 확보가 불투명하자 협력을 선택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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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 |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내년 1월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아마존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지원하는 로봇청소기 신제품이 공개된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앱이나 아마존의 음성인식서비스 ‘알렉사’를 통해 음성명령으로 청소기를 동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서 인수한 사물인터넷기업 ‘스마트싱스’가 내놓은 기존 제품도 아마존의 사물인터넷 기능을 지원했지만 삼성전자 자체 제품이 아마존의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내년에 미국 하만을 인수한 뒤 삼성전자가 MS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지원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S는 하만이 내년에 출시하는 스피커 신제품에 음성서비스 ‘코타나’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 스피커를 통해 이메일과 일정 확인, 영상통화 등 윈도 운영체제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하만과 협업한 스피커 등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향후 개발되는 제품에도 MS의 플랫폼 지원이 유지될 공산이 크다.
아마존과 MS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음성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들이 음성명령으로 가전제품과 잠금장치, 온도조절장치 등 사물인터넷 기기를 동작하도록 한다.
애플과 구글이 각각 시리와 구글어시스턴트 등 유사한 음성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삼성전자도 내년부터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인공지능 음성인식기능 ‘빅스비’를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마트싱스의 사물인터넷 플랫폼도 이미 냉장고와 TV 등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런 자체 서비스의 보급을 뒤로하고 협력을 선택한 것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빠르게 기반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아직 아마존과 구글처럼 발전된 인공지능 플랫폼이 없다”며 “이런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이 사물인터넷 시장진출에 가장 빠른 길”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면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이 음성인식을 지원하는 스피커를 내놓고 지원되는 외부업체 기기를 늘려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아직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지원하는 기기가 적고 음성인식서비스 기술력도 아직 경쟁업체에 뒤처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조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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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과 구글의 음성인식 스피커. |
경제전문지 벤쳐비트는 “삼성전자가 CES2017에서 공개하는 스피커 등 제품에 음성인식서비스가 탑재되지 않은 것은 의아한 대목”이라며 “아직 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사물인터넷 선두기업의 플랫폼과 협력을 강화해 가전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자체 플랫폼에 외부업체를 충분히 끌어들인 뒤 보급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만 인수 뒤 삼성전자의 스마트카 관련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사업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만이 전장부품시장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자체 플랫폼을 완성차업체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스마트카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보다 조기에 시장을 선점할 경우 경쟁업체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빠르게 앞지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하나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자동차가 모두 연동되는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