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후보는 대구(김문수 67.62%, 이재명 23.22%)와 경북(김문수 66.87%, 이재명 25.52%)에서 이 대통령을 큰 격차로 앞섰다.
특히 PK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전 후보는 부산(51.39%)과 울산(47.57%), 경남(51.99%)에서도 이 대통령을 앞질렀다.
물론 이 대통령도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40.14%, 42.54%를 얻으며 '40%의 벽'을 깼다는 점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경남에서도 39.40%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 선거통계를 보면 민주당과 전신 정당은 역대 대선 때 부산에서 단 한 번도 40% 이상 득표하지 못했다. 제18대 대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39.87%를 얻은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부산에서 40% 이상을 득표한 첫 민주당계 대통령이 됐다.
아울러 김 전 후보는 강원(김문수 47.30%, 이재명 43.95%)에서도 이 대통령을 앞서며 국민의힘은 한반도 지도 동쪽을 제20대 대선에 이어 다시 한번 붉게 물들였다.
특히 국민의힘이 반드시 지켜야 했던 핵심 지역을 대부분 수성한 만큼 당내에서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시민 작가는 4일 MBC '선택 2025'에서 "국민의힘이 40% 턱걸이까지 표를 얻었고 TK를 완벽히 지켜냈고 PK도 이대로면 지켜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 국민의힘이 ‘한 번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이재명 51.7%, 김문수 39.3%)와 달리 최종 득표율 41.15%(격차 8.27%포인트)는 김문수 전 후보와 국민의힘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41.15%라는 득표율은 '앞으로 너희들 잘해라'라는 종잣돈"이라며 "'견제 세력으로서 역할은 해라' 그런 의미가 담아주신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를 면한 만큼 이재명 정부를 향해 강한 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 번째 시험대는 '내란 특검법안'이 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현재 내란 특검법안 처리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은 제21대 대선 본투표 날인 3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KBS에 출연해 민주당이 오는 5일 본회의를 열어 내란 특검법안 처리를 검토하는 데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고 최종 결정은 최고위와 의총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를 이번 대선 직후인 오는 5일에 개최할 것을 요청하는 소집요구서를 2일 국회에 제출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5일 본회의가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종식'을 첫 번째 과제로 여러 차례 약속한 만큼 민주당도 조만간 '내란 특검법안' 처리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 탄압·정치 보복'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할 공산이 크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가 내란사건에 연루돼 있는 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이는 '생존권' 투쟁이 될 수 있다.
유시민 작가는 4일 MBC '선택 2025'에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중에서 내란 특검법이 발효되고 수사가 시작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분들이 여럿 있는 것 같다"며 "내란 진상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입건되거나 그러면 야당 탄압이나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맞설, 저항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어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들의 선거구가 대부분 이번 선거에서도 김 후보가 강세를 나타낸 지역구가 있다. 그래서 버티게 된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나 당원들이 문제 있는 분들만 쳐내면 좋을 텐데 다 껴안고 갈 확률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굉장히 어렵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