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제21대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에 유사한 면이 있어 한미 무역협상 및 북한 문제에 순조로운 대화가 오갈 수 있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온다. 다만 이재명 정부 출범은 새로운 위기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김명수 합참의장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성향을 갖추고 있어 뜻이 잘 맞는 한 쌍의 ‘페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각자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앞세우며 한미 관계에 균열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향후 무역협상 및 북한 문제 논의에 좋은 거래를 성사시킬 잠재력이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 NBC뉴스는 4일 “한국의 오랜 정치적 혼란을 끝낼 새 대통령의 첫 과제는 트럼프 정부를 상대하는 것”이라며 “이는 한미 관계에 큰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책전문기관 퍼시픽포럼은 NBC뉴스에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가 대부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여당이던 국민의힘을 향한 분노를 바탕에 두고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책 등 측면에서 주로 지지 기반을 구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다만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측면이 있어 한미 협상에서는 양측에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성과를 가져오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퍼시픽포럼은 “
이재명 대통령 및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있다면 잘 어울릴 만한 성격”이라며 “이들은 모두 ‘딜메이커’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NBC뉴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성향은 트럼프 대통령과 차이를 보이지만 그의 정치 스타일은 ‘한국의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정책 자문기관 아시아그룹은 “
이재명 정부에서 한미 관계는 윤석열 정부에서만큼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많은 균열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협상 및 북한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됐다.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및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진정한 외교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있어 한 쌍의 ‘페어’로 자리잡기 적합한 만큼 이들이 북한 문제에 진전을 이뤄낼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싶어하며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활용해 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다만 포린어페어스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에 끌어오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등 비현실적 목표를 희생해야만 한국이 과거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 사이 무역 및 관세, 외교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질 공산이 크다.
씽크탱크 CSIS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 회복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여러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맞이한 상태에서 당선됐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및 가자지구 전쟁, 미국 정부의 관세 위협, 중국의 수출 규제와 러시아 및 북한의 관계 강화 등이 모두 한국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CSIS는 경제 정책이
이재명 정부의 최우선 순위로 자리잡게 될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정부와 무역협상 타결에 한시도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 및 부품에 25%, 알루미늄과 철강에 50% 관세를 적용한 상황에서 한국이 그동안 트럼프 정부와 협상에 사실상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CSIS는 미국 및 중국과 관계에 실용주의 및 균형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과 상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한국을 ‘패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결국 한국과 미국의 현재 관계에는 소리 없는 위기 상황이 닥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바라보는 다수의 한국 국민들은 기뻐할 것”이라며 “그러나 윤석열 시대의 종말을 보며 안심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과 미군 주둔 문제에 따른 안보 측면의 위협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재명 정부가 외교적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
이재명 정부는 사회 분열과 경기 부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외세의 압박 등을 물려받은 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며 “한미 동맹의 향방은 갈수록 미궁 속에 놓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