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카카오페이 IR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 211억 원을 거두면서 결손금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됐다.
결손금은 기업의 누적 순손실을 말한다. 순이익이 쌓여 과거 손실을 털어내면 그 다음부터는 이익잉여금이 잡힌다. 이익잉여금이 곧 현금성자산은 아니지만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수치로 여겨진다.
이익잉여금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자본 활용에 여력이 생겼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증권과 보험 등 주요 자회사들도 이익궤도 진입을 뚜렷이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거뒀고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영업기반 확대에 순항하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페이 연결 실적을 끌어내리던 자회사 손실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4억 원을 냈다.
카카오로부터 분할해 2021년 11월 코스피시장 상장 뒤 첫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순이익을 내왔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보여왔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현금도 꽤 보유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3437억 원, 단기금융상품 9971억 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업계 등에서 신세계그룹 쓱페이·스마일페이 매각 가격이 5천억 원 안팎으로 언급되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여력은 충분하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2023년 쓱페이·스마일페이가 매물로 나왔을 때는 네이버, 토스 등 간편결제시장 경쟁자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과 달리 한 발 물러나 있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버트 인수는 김범수 창업자를 포함 모기업 카카오 경영진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결국 무산됐다.
카카오페이가 만약 신세계그룹 쓱페이·스마일페이를 인수하게 되면 2020년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킨 뒤 약 5년 만에 인수합병시장에 등장하는 것이다.
쓱페이·스마일페이는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이용자 수가 25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고려하면 특히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매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신세계그룹 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이 간편결제서비스 ‘쓱페이(SSG페이)’를 물적분할한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2023년 토스와 쓱페이·스마일페이 인수대금 등 구체적 매각조건까지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최종 매각은 불발됐다.
하지만 최근 쓱닷컴이 7월1일 간편결제사업부인 쓱페이를 물적분할한다는 공시를 내면서 다시 매각 수순을 밟으려는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신세계와 이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신 대표는 올해 결제서비스 본업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월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와 동시에 제휴처 할인이 적용되는 ‘굿딜 서비스’를 내놨다. 3월 주주총회에서는 사업목적에 통신과금서비스제공업(휴대폰결제)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결제사업 확장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간편결제 가맹점 수가 110만 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1위인 네이버페이(약 300만 개)와 격차가 크다.
한국은행의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연간 전자금융업자 간편결제 거래금액은 약 176조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보다 13% 증가한 수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거래금액 연 평균 성장률은 36%에 이른다.
신 대표는 올해 2월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모든 사업영역에서 목표했던 성과를 거뒀다"며 "2025년은 수직적 확장·트래픽 기반 사업·데이터 수익화라는 3가지 전략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성과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