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터닉스가 지난해 3월 SK디앤디에서 인적분할한 뒤 '홀로서기' 2년차를 맞은 만큼 신재생에너지 사업 매출구조를 다변화해 실적 안정성을 갖출 필요성이 크다.
김 대표는 올해 특수목적법인(SPC)인 솔라닉스 2호를 설립하면서 태양광 사업 규모를 80메가와트(MW)까지 2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솔라닉스는 SK이터닉스가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태양광 구조화' 사업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태양광 구조화는 태양광 발전에서 나오는 수익을 여러 창구에서 거둘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는 활발한 방식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세부적으로는 먼저 SK이터닉스가 중소 태양광 발전을 매입해 사업권 및 유형자산을 솔라닉스에 양도한다. 솔라닉스의 태양광 사업 자금도 금전대여 형식으로 빌려준다.
그 뒤 솔라닉스가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SK이터닉스는 개발용역을 투입해 매출을 얻는다. 솔라닉스에 일부 지분을 가지고 투자수익을 내기도 한다.
이밖에도 SK이터닉스는 한국전력공사를 끼지 않고 프로젝트 수요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맺는 방식으로 전력판매중개 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솔라닉스는 전력사용자(기업)와 PPA를 통해 안정적 전력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SK이터닉스는 태양광발전을 솔라닉스에 이전하는 과정에서 양도개발이익을 얻고 재생에너지공급사업자로서 PPA 및 모니터링 수익 등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 SK이터닉스의 태양광 구조화 사업 도식. < SK이터닉스 >
국내 태양광 PPA 수요는 기업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자는 RE100 운동에 힘입어 앞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출기업의 20%가량이 공급처의 요구에 따라 RE100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 이 가운데 40% 이상은 2026년까지 재생에너지로의 완전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다만 국내 PPA 시장이 아직 크지 않고 태양광 발전단가도 높다는 점에서 SK이터닉스 급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아직 PPA 방식 에너지 조달 비중은 0.3%에 그친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지난해 기준 1메가와트시(MWh) 당 78~147달러로 미국(52~79달러)이나 중국(31~45달러) 등 주요국보다 높다.
김 대표는 SK그룹 에너지 분야에서 쌓은 오랜 경력을 토대로 국내 시장이 직면한 한계를 돌파하는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SK가스 전략팀장과 ESS사업팀장, SK디앤디 에코그린 담당임원과 에너지솔루션 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 대표는 코스피 재상장식 인사말에서 “SK이터닉스는 꾸준한 프로젝트 개발과 투자확대로 선순환 성장모델을 구축할 것이다”며 “선진형 전력거래 사업자이자 제1의 그린에너지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