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글로벌 주가 공모가 두 배 넘어서, 반성연 제품은 '집중' 시장은 '분산' 전략 통했다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5-05-28 13:29:24
확대축소
공유하기
▲ 4월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달바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이사가 기업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달바글로벌이 코스피 상장 4거래일 만에 공모가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6만63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22일 상장 이후 매 거래일마다 고점을 갈아치우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K뷰티 훈풍’만으로는 이러한 주가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분산된 시장 포트폴리오’와 ‘집중된 제품 전략’이 맞물리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렸고, 그 중심에는 반성연 대표가 고수한 ‘한 우물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28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달바글로벌의 실적 및 주가가 당분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바글로벌은 22일 공모밴드 최상단인 6만6300원에 상장한 이후 27일 14만4300원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8일 오전 9시47분 기준 주가는 14만 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공모가 대비 두 배가량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파른 주가 상승 배경으로 ‘실적에 대한 신뢰감’을 꼽는다. 특히 특정 국가나 채널에 편중되지 않은 매출 구조가 위험성을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산 구조는 해외 매출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달바글로벌은 현재 전 세계 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55%에 이른다.
달바글로벌의 지역별 매출은 러시아 29%, 일본 22%, 북미 18%, 아세안 19%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일본에서 ‘미스트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러시아와 북미에서도 유통 채널 다변화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유통 채널에서도 마찬가지다. 달바글로벌의 올해 1분기 국내 채널별 매출 비중은 올리브영 26.3%, 홈쇼핑 24.2%, 쿠팡 16.2%, 스마트스토어 15.4%, 카카오 15.0% 등이다. 온라인 채널과 올리브영&홈쇼핑 채널 비중이 각각 절반 수준으로 채널별 위험 분산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실제 반성연 대표 역시 상장에 앞서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이러한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당시 반 대표는 “달바글로벌은 해외 매출이 전 권역에 고르게 분포돼 특정 국가나 채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낮다”며 “국가 변수에 따른 위험성이 낮고 안정적 판매 기반을 갖춘 것이 탁월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높은 중국 매출 의존도로 인해 수년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비중화권 시장 확대를 위해 수천억 원을 들여 미국 현지 기업이나 서구권 매출 비중이 높은 인디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했다. 반면 반성연 대표는 선제적 시장 다변화 전략을 통해 대규모 투자 없이 내실 있는 글로벌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된다.
낮은 위험성에 더해 높은 생산 효율성도 실적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의 또 다른 경쟁력은 ‘제품군 집중 전략’에 있다. 다품목 전개 대신 핵심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생산과 제고 효율을 높인 점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고 평가된다.
▲ 달바글로벌의 대표 제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 <달바글로벌>
현재 달바글로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은 9종의 미스트 라인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일명 ‘승무원 미스트’로 알려진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이 있다. 출시 이후 국내외 꾸준한 수요를 확보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반복 구매율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달바글로벌의 제품별 매출 비중은 미스트가 54%로 가장 높았고 선크림이 17%로 그 뒤를 이었다.
통상 화장품 기업은 제품군이 다양해질수록 매출은 늘어나지만 생산 효율이 떨어져 영업이익률은 낮아진다. 제품마다 제조 공정이 달라 생산 라인을 추가해야 하고, 유휴설비가 생겨도 다른 제품군으로 전환이 어려워 생산 속도까지 느려지는 탓이다.
반면 달바글로벌은 미스트 중심의 핵심 포트폴리오 덕분에 생산 라인이 단순하고 효율적이다. 현재는 주문사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외주 제조사에 생산을 맡기고 있으나, 제품군이 집중돼 있어 제조사 입장에서도 라인 변경에 따른 비효율이 거의 없다. 이는 제조사뿐 아니라 수주를 맡긴 달바글로벌에도 가격 경쟁력과 납기 단축이라는 이점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구조다.
반성연 대표는 향후 미용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달바글로벌의 정체성을 이끄는 미스트 제품군의 독보적 입지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미스트 제품군에서 달바글로벌의 입지는 단연 독보적”이라며 “세럼을 고르게 분사할 수 있는 스프레이 기술과 자체 특허 성분 ‘트러페롤’을 보유하고 있어 달바의 미스트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효율적 생산 구조는 숫자로도 증명되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년 영업이익률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달바글로벌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0.1%, 2023년 15.2%, 2024년 19.4%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올해 1분기엔 영업이익률 26.4%를 달성하며 동종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익성을 입증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은 올해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압도적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그동안 기반을 다져온 북미·일본·러시아 지역에서의 외연 확장과 신흥 시장에서의 초기 성과가 맞물리며 외형과 수익성이 빠르게 성장하는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