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애플처럼 삼성전자만의 기술력을 브랜드화해 소비자에 친숙한 이미지를 확보하며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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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28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기능을 대폭 강화해 내놓는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8’의 브랜드 경쟁력 확보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내놓은 스마트폰 ‘갤럭시S’의 성공을 계기로 모바일기기 브랜드를 갤럭시로 재편한 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내년 프리미엄 신제품이 벌써 여덟번째로 ‘갤럭시S8’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어 소비자들에 효과적으로 이전작과 차이점을 전달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홍채인식 카메라와 8기가 고용량 램, 최신 프로세서 등 고성능 부품을 집약하고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를 탑재하는 등 기능을 대폭 강화해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갤럭시S6과 갤럭시S7 등 이전 제품과 차별화되는 이런 장점을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면 수요를 이끄는 데 큰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
하드웨어 성능경쟁이 치열해지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저마다 고성능과 프리미엄, 차별화 등 비슷한 문구를 앞세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8도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리콜과 단종으로 갤럭시 브랜드의 이미지가 훼손된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반등도 절실한 상황에서 갤럭시S8의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기술경쟁력을 스마트폰의 경쟁요소로 확실히 자리잡도록 하려면 애플과 같이 특정 기술을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카메라를 ‘아이사이트’, 지문인식모듈을 ‘터치아이디’ 등으로 브랜드화해 소비자들이 이를 경쟁업체의 제품에 탑재된 기능과 다르게 인식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고화질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이름붙여 ‘아이패드미니 레티나’ 등 제품명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전작 또는 경쟁업체의 제품과 확실히 차별화되도록 했다.
애플이 자체 기술력을 브랜드화하는 전략은 소비자에게 성능의 장점을 효과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효과를 냈다. 또 성능개선이 이뤄졌을 경우 ‘2세대 터치아이디’와 같은 이름으로 차이를 더욱 알아보기 쉽도록 했다.
고화소 카메라나 고화질 디스플레이 등 일반적으로 와닿기 어려운 기술용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전략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역시 곡면 디스플레이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엣지’모델로 브랜드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S펜’도 삼성전자만의 독자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는 엣지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곡면화면에 관심을 쏟도록 하는 효과를 냈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더 돋보이게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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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독자적 스마트폰 브랜드로 자리잡은 '엣지'. |
삼성전자 스마트폰 마케팅을 총괄하는 이영희 무선사업부 부사장도 이런 철학을 꾸준히 강조한다. 이 부사장은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임원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이 부사장은 최근 미국 광고전문매체 애드위크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소비자의 언어로 친숙하게 전달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기술경쟁력을 브랜드파워로 이어내는 것이 마케팅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적용하는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를 ‘빅스비’ 브랜드로 홍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사한 서비스인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와 비슷한 전략을 쓰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UI)도 최근 ‘삼성 익스피리언스’라는 이름으로 재편됐다. 이외 기능에도 유사한 브랜드전략이 이어져 스마트폰시장에서 차별화를 노릴 공산이 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가 청소년 등 미래 소비자층에도 친숙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대 과제”라며 “끊임없이 노력해 글로벌시장에서 애플을 뛰어넘는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