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실적개선을 무엇보다 다급한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올해도 실적이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으로서 실적부터 개선해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나 지배구조개편 등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28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SK텔레콤은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뒷걸음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
|
|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은 3분기까지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6%나 줄었다. 4분기 실적도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올해도 지난해보다 못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후퇴했는데 올해도 되풀이되는 셈이다.
반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4분기에도 성장기조가 이어져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박 사장은 내년 1월1일부터 SK텔레콤에서 임기를 시작하는데 실적후퇴에 종지부를 찍는 일에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SK텔레콤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고 해도 실적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런 과제를 수행하는 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연구개발이나 신사업 투자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는 점은 명확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미디어와 사물인터넷 등 플랫폼을 강화하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박 사장이 취임한 뒤 구체적인 계획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실적개선을 위해 자회사의 사업을 놓고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까지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자회사 실적이 그만큼 부진했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본업인 이동통신사업의 경우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인터넷방송(IPTV)사업을 맡은 SK브로드밴드와 온라인쇼핑몰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 등 자회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비용이 늘어나 발목을 잡았다.
내년부터 자회사들이 마케팅에 투자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은 박 사장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SK텔레콤은 인터넷방송에서 가입자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각각 증가해 인터넷방송 매출이 19% 늘어날 것”이라며 “SK플래닛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