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연티옌 항구에서 모터보트 한 척이 쌓여있는 컨테이너 앞을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각국에 부과하는 관세 도입 시기를 늦춤에 따라 그 동안 해상운송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물동량 증가로 당분간 해상 운임이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으로 몇 주 동안 해상 운송에서 스팟(spot, 비정기 단기 해상 운송) 운임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원양컨테이너선사 MSC를 포함한 몇몇 해운사는 이미 6월부터 아시아발 화물에 책정할 일반 운임을 인상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미국발 관세와 같은 무역 정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 수출입 수요가 늘어 해운사가 이를 반영해 운임을 더욱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미중 양국은 이번 달 12일 기존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일단 90일 동안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안 지 이틀 만인 25일 해당 조치를 7월9일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145%로 책정했던 대중 관세를 일시 유예해 세계 주요 경제 대국 사이에 해운 수요가 앞당겨졌다”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물동량 증가로 유럽 내 항만 혼잡도가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해운분석업체 드루어리(Drewry)에 따르면 독일 브레머하펜 항구에 정박 대기 시간은 3월 말에서 5월 중순까지 77% 늘어났다.
앤프워프와 함부르크 등 북유럽 주요 관문항 또한 대기 시간이 각각 37%, 49% 증가했다.
중국 선전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같이 태평양 항로를 연결하는 항구에서도 컨테이너선이 정박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4월 말부터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미국 관세는 수출입 기업이 주문을 조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이는 물류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져 해운사로서는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라고 분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