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이 코로나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집행위원회 본부.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이 여러 정치적, 경제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단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계획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집행위원회가 다음주 온실가스 감축 전망 추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정보를 제공한 유럽집행위원회 관계자는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54%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럽연합이 계획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55%를 사실상 달성한 것과 다름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유럽집행위원회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놀라운 결과"라며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에 한없이 가까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결과가 유럽연합의 차기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도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계획이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 위기, 미국발 무역 분쟁에도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집행위원회는 이번 온실가스 감축 성과 발표 이후 204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 204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발표는 원래 올해 초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탈리아와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여러 차례 지연돼 왔다.
현재 유럽연합 204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1990년대 대비 90% 감축으로 설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싱크탱크 엠버는 이번 유럽연합 배출량 감축은 대부분 전력 부문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머스 해리슨 엠버 전력 전환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 확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럽연합이 일부 산업 부문에서는 여전히 미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추가 감축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업 부문과 수송 부문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다.
한 유럽집행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농업 부문은 모두가 언급을 피하는 '방 안의 코끼리' 같은 신세"라며 "자체적인 배출량 목표도 없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집행위원회에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관련해 어느 정도 개선이 있었는지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 일부 환경단체는 유럽연합이 이뤄낸 성과에도 불구하고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유럽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CAN 유럽'은 "이번 성과는 피상적"이라며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는 여전히 기후대응 정책과 대책이 부족한 수준이고 스스로 세운 감축목표를 달성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