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일본 도쿄 해안에 위치한 후쓰 화력발전소 인근 터미널로 예인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대응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일본이 정작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에는 투자를 강화하는 이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독일 국영언론 도이체벨레는 2022년 G7 정상회의에서 화석연료 지원 중단을 선언한 일본이 액화천연가스(LNG) 분야 투자는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당시 회의에서 화석연료 지원 중단을 실천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아시아 제로 이미션 공동체(AZEC)'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8월에는 호주,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1개국과 양해각서 70건을 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과도기적 연료로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 천연가스 프로젝트 관련 투자는 줄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공공 금융기관들의 LNG 프로젝트 관련 투자는 2013년부터 2024년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탈화석연료 선언이 있었던 2022년에도 약 10억 달러(약 1조3686억 원)를 LNG 프로젝트에 투자했고 그 다음 해인 2023년에는 약 40억 달러(약 5조4744억 원)로 늘렸다. 2013년부터 2024년 3월까지 집계된 LNG 프로젝트 관련 일본 금유기관 투자 규모는 합계 560억 달러(약 76조6416억 원)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LNG는 석탄이나 석유 등 다른 화석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비교적 환경 영향이 적은 에너지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영국 코넬 대학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처리와 운송 과정을 고려하면 LNG는 석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33%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오사카 히로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 일본 지부 운동가는 도이체벨레를 통해 "탈화석연료를 약속한 일본 정부가 천연가스 투자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일종의 '그린워싱(친환경 포장행위)'이나 다름없다"며 "일본 정부의 선언에는 또 다른 허점도 있는데 화석연료 개발 계획이더라도 에너지 안보 및 외교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것이 정당화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