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문제를 다음 정부에 떠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제8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가 끝난 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비판과 관련된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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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기획재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자구노력으로 경영정상화에 다가가고 있고 현대상선은 자구노력에 성공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진해운의 경우 채권단이 채무재조정 등을 통한 정상화 가능성과 정상화에 대한 대주주의 의지,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획재정부가 구조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스스로 10문10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 대우조선해양을 적당히 연명시켜 차기정부에 넘기려는 것 아닌가?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조선 문제를 적당히 연명시키거나 구조조정을 지연하지 않고 철저히 대응하겠다. 사업재편 이행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일관성있게 대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의 자구계획 이행이 미진한 것 아닌가?
“대우조선해양은 5조3천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 중 비핵심자산 및 자회사 조기매각 등을 통해 1조5천억 원을 이행했다. 기존 5조3천억 원 이외에 추가 자구노력을 통한 유동성 확보도 추진한다.”
- 내년도 회사채가 도래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와 관련된 시장의 우려가 있다.
“자구계획 조기추진 및 긴급 유동성 확보에 총력대응 중이며 신규수주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최근 수주에 성공하는 등 성과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다. 선박 관련 환경 규제 강화로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을 지닌 친환경 고부가선박 건조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은 살리고 한진해운은 죽이는 등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대주주였고 한진해운은 소유주가 존재하는 기업인만큼 경영정상화 원칙과 지원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수준의 핵심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한진해운은 원가경쟁력이 낮은 상태였다. 고용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한진해운을 대우조선해양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 해운업 구조조정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소유주가 있는 기업의 유동성은 스스로 조달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한진해운은 업종 불황, 대규모 자금부족 등으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채권단이 판단했다.”
- 한진해운에 3천억 원을 지원하면 살릴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회계법인 실사결과 한진해운의 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부족자금 규모는 2019년까지 4조∼4조6천억 원으로 평가됐지만 한진해운이 제안한 최종 지원 규모는 5천억 원에 불과했다. 부족자금 해소를 위해 한진해운이 용선료 조정 등 4가지 채무조정을 성공했더라도 1조∼1조3천억 원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한진해운은 어떤 것도 성사하지 못했다.”
- 한진해운 처리를 지나치게 금융논리로만 접근한 것은 아닌가?
“산업 자체를 위해 어떠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채권단은 채무재조정 등을 통한 정상화 가능성, 회사 정상화에 대한 대주주의 의지,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다. 정부도 금융 측면뿐 아니라 연관산업, 고용 및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했고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에서 관계부처와 협의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 현대상선이 해운동맹에 가입했다고 볼 수 있나?
“운영방식, 협약의 구속성 등을 감안하면 현대상선이 2M과 체결한 전략적 협력은 명백히 해운동맹에 해당한다. 기존 2M 간의 얼라이언스와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얼라이언스를 구성한 것이지 반쪽가입은 아니다.”
- 한진해운 기존 처리물량을 외국선사가 모두 흡수한 것은 아닌가?
“부산항의 아시아권 환적화물은 이미 고려해운, 장금상선 등 국적 중견선사가 대부분 흡수하고 있으며 한국-미주노선의 우리나라 수출물량은 현대상선이 대부분 흡수했다. 현대상선이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가면 아시아-미주시장에서 국적선사가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철강·석유화학 산업재편은 아무 진전이 없는 것 아닌가?
“정부는 철강 및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제시한 ‘공급과잉 품목에 대한 사업재편, 고부가 품목 중심으로 전환’이라는 큰 그림 아래에서 업계의 사업재편을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폴리스틸렌(PS), 가성소다 등 경쟁열위 분야에서 선제적인 사업재편이 진행 중이며 고기능 신소재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 과제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