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
[비즈니스포스트] 조기 대선의 닻이 올랐다.
2025년 5월10~11일 후보 등록 기간, 모두 7명이 입후보했다. 번호도 정해졌다. 앞으로 22일 동안 각 후보들은 현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내놓으면서 한 표를 호소할 것이다.
큰 문제 없으면 6월3일 밤이면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자가 나온다. 인수위 구성없이 곧바로 대통령을 직무를 시작할 것이고, 한동안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 인선을 두고 또 시끄러울 것이다.
초등학교 반장선거까지, 본래 선거란 시끄럽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선거 때마다 펼쳐지는 소란이 싫어 선거를 통과의례 또는 필요악이라 여긴다. ‘며칠만 참자, 선거가 끝나고 세상은 다시 평화를 되찾을 거야.’
그런데 이번 선거는 다르다.
단순히 다음 대통령을 뽑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양상은 조금 다르겠지만, 결국 우리 사회는 이번 선거를 통해 ‘큰 혼란’을 정돈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24년 12월3일 밤 이후 벌어진 혼란상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이번 선거를 통해 내란 진압 마무리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비상계엄 선포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예전만 못할 것이다. 민심의 준엄함을 알고 있기에 어떻게든 거리두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김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해 승리하자는 메시지를 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 연출되지 않았나.
이번 선거는 지난번 조기대선과 또 다르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판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굵직한 일만 따져봐도 윤석열 체포를 위한 용산 한남동 대치, 상식을 한참 벗어난 법원의 구속취소,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선거법 선고, 그리고 마지막 국민의힘 후보단일화 소동까지 지난 6개월은 국정 불안정의 연속이었다.
매번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계엄 사태에 직접 연루된 군인들과 국정원 1차장을 빼놓고 보자.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총을 들려 했고,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은 인권의 화신으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정치 무대 중앙에 올랐고, 뭐가 아쉬웠는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마지막에 꽃가마를 타려 했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아니라도, 김문수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이들 모두를 다시 주인공으로 무대에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은 지난 6개월의 혼란과 불안을 과거로 흘려보낼 수 있는 ‘마을 잔치’가 될 수 있다고. 비로소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지금은 김성훈, 지귀연, 심우정, 조희대, 한덕수의 시간이 아니다.
유권자의 시간이다. 마을 잔치, 저기 한 쪽에 내 자리도 마련돼 있다. 안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