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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적분할 아슬아슬, 외국인 주주 정경유착 탓에 등돌리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2-23 13: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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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외국인 대주주가 삼성그룹에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한 해명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인적분할을 위해 외국인 주주들의 지지가 절실한데 이런 요구로 만만찮은 장애에 직면하게 됐다.

  삼성전자 인적분할 아슬아슬, 외국인 주주 정경유착 탓에 등돌리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히 삼성그룹이 지배구조개편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최순실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계속 증폭되고 있어 삼성그룹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23일 “네덜란드 연기금인 APG가 삼성전자에 최순실 모녀 자금지원의 해명을 공식요구했다”며 “이 부회장이 의혹을 부인했지만 삼성그룹이 대가를 노렸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APG는 삼성전자의 지분 0.8%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이 적지만 전체 운용자산이 세계 연기금 3위 규모로 커 외국인 주주들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APG는 “회사의 자산이 주주의 우려를 뒤로하고 경영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냈다.

당시 이 부회장이 합병표결을 앞두고 외국인 주주들의 여론을 의식해 APG 관계자와 만남을 요청한 뒤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내놓으며 직접 설득에 나설 정도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APG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에 꾸준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만큼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에도 반대하고 나설 공산이 있다.

삼성그룹이 APG의 공식적인 해명요구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특검수사를 통해 뇌물죄 혐의가 입증될 경우 APG를 포함한 외국인 주주들의 삼성전자 인적분할 반대움직임이 확대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은 향후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지주사 전환작업의 출발점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주주의 반대에 부딪힐 경우 이런 계획을 실행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최근 삼성전자 지분 1% 정도를 보유한 미국 투자운용사 아티잔파트너스도 삼성전자가 이사회에 외국계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인적분할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역시 현금배당 확대 등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현재 인적분할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50%를 웃돈다. 인적분할을 위해 주총 표결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외국인 주주들의 여론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영수 특검팀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며 삼성그룹의 뇌물죄 의혹이 점점 짙어지고 있어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잇다.

  삼성전자 인적분할 아슬아슬, 외국인 주주 정경유착 탓에 등돌리나  
▲ 박영수 특별검사.
KBS 보도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하며 삼성그룹의 경영승계를 논의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 부회장은 면담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등에 최순실씨 지원과 관련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정유라씨 승마훈련 등을 지원했다는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최순실 모녀 지원이 경영승계와 연관됐다는 대가성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수사에서 이런 혐의가 구체화될수록 외국인 주주는 물론 국내 삼성전자 주주들도 인적분할 등 경영승계와 연관될 수 있는 지배구조개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은 적어질 수 있다.

박영수 특검의 수사는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혐의와 삼성그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른 시일 안에 이 부회장의 소환조사 등 강도높은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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