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개장을 30분 앞둔 입구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17일 오전 9시 서울 강동구 ‘아이파크 더 리버’ 지하 1층.
첫 개장 1시간을 앞둔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입구는 인근에서 자녀와 함께 장을 보러 온 주부부터 경기 하남에서 새 매장을 구경하러 온 손님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푸드마켓은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점에서 처음 도입한 식료품 특화 할인점이다. 서울에 들어서는 건 고덕점이 처음이다.
고덕점은 기존 이마트 그로서리 매장 최대 규모인 1만3천 개 구색으로 채웠다. 기존 매장보다 20% 가량 더 많은 상품을 준비했다.
최진일 이마트 상품기획팀 상무는 “단순히 상품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닌 그 숫자를 차별화된 제품으로 채웠다”고 강조했다.
9시50분쯤. 수백명의 손님이 몰린 탓에 계획보다 10분가량 일찍 문을 열었다.
이마트는 고덕점을 두고 “32년 업력의 식료품 개발 및 기획 노하우를 집약했다”고 강조했다.
직접 둘러본 매장에서는 온라인으로 기우는 유통시장에서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매장 곳곳에 녹아 있었다.
신선식품 특화 매장인만큼 매장 초입에 과일과 채소를 배치했다. 젊은 층에 인기있는 유러피언 채소를 모은 ‘글로벌 가든’과 스틱 채소를 판매하는 ‘프레쉬 스낵’구역을 조성했다.
특히 뿌리가 있어 냉장고에서 일주일은 신선도가 유지되는 스마트 농장형 채소가 눈길을 끌었다. 최 상무는 “2년 내로 스마트 농장 제품이 주요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빠르게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장을 방문한 손님 대부분이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경기 하남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이씨는 “개장 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할 겸 방문했는데 과일과 채소의 상태가 너무 좋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준비된 수량도 충분한 것 같아서 오늘처럼 오픈런은 하지 않더라도 종종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푸드마켓에서 사람이 가장 붐비는 축산 코너. <비즈니스포스트> |
가장 많은 손님들이 몰린 곳은 축산물 코너였다. 축산물은 고객들이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하는 상품인 동시에 온라인 구매를 꺼려하는 대표적 상품이다.
이마트는 고덕점 축산물 코너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리흑돈’, ‘난축맛돈’, ‘버크셔K’ 등 유명 국산 흑돼지 3종을 모두 들였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과 차별화할 수 있는 신선도에도 공을 들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철저한 축산물 관리를 위해 진열된 상품의 절반 이상은 자사 축산가공센터를 통해 공급받는다”며 “당일 배송 받은 제품도 상당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산물 코너는 기존 이마트 매장에서 1순위로 선호되는 ‘참치존’을 따로 설치하고, 연어 관련 상품을 모두 모은 ‘연어의 모든 것’존을 마련해 힘을 줬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수요가 급증한 덩어리 형태의 연어 제품을 많이 들여 놓은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대게 등 다양한 수산물을 구매한 60대 부부는 “수산물 특성상 온라인 구매가 꺼려져 주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매한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신선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최근 추세에 맞춰 다양하게 마련된 간편식품. <비즈니스포스트> |
고덕점은 신선식품과 함께 즉석 조리 델리 코너를 강점으로 내세운 매장이다.
최근 이마트를 비롯해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이커머스에서 따라하기 힘든 분야인 델리 식품이 핵심 상품군으로 떠올랐다.
푸드마켓 고덕점의 델리 코너는 기존 매장보다 한층 진화한 모습이었다.
대형마트임에도 양을 줄이고 품질에 집중한 스시 제품을 비롯해 후토마키, 김밥, 샌드위치 등 다양한 소량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이 위치한 신도시의 특성상 젊은 층이 많이 살고 1, 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 고덕점 개장을 기념해 희귀 위스키를 단일 매장 기준 최대 물량으로 판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위스키 판매대에는 오전 내내 긴 줄이 이어졌다.
고덕점은 조니워커 블루 우마미, 발베니 12년, 글렌터렛 12년 등 인기 위스키를 단일 매장 기준 최대 물량을 들여놓고 오는 20일까지 전 품목 2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주변 직장에서 근무하는 한 30대 남성은 “구매하고 싶었던 위스키가 입고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잠깐 시간을 내 방문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제품 종류가 너무 많아 만족스럽다”고 언급했다.
뷰티 부분에서는 LG생활건강과 협업한 5천 원 이하 제품을 고덕점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다른 매장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덕점을 방문한 손님들은 대부분 판매 상품들의 가격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인근에 사는 50대 여성 김씨는 “가격이 저렴한 것이 최고 장점인 것 같고 확실히 다른 매장과 비교했을 때 상품이 다양하다는 것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신규 점포를 낸 것은 지난 2월 마곡에 트레이더스 매장을 개점한 뒤 두 달 만, 한 해에 2개 점포를 출점하는 것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이마트는 2020년 이후 감소 추세였던 점포수를 다시 늘리며 외형 성장과 동시에 오프라인 유통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몰 사업은 스타필드가, 그로서리 사업은 푸드마켓으로 차별화할 것”이라며 “상품의 가짓수 보다도 차별화된 제품 구색 마련을 위해 힘써 다음 단계를 선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