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루이지애나주 캐머런 파리쉬 항구 일대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들이 입항해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상호 관세 문제로 미국과 협상에 나선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지기만타스 바이추나스 리투아니아 에너지부 장관이 "유럽연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협상에서 회원국들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수요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유럽연합 에너지 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미국 상호관세 대응 조치를 논의했을 때 LNG 수입 확대가 거론됐다는 것이다.
마로 세프쵸비치 유럽집행위원회 무역위원도 로이터를 통해 "LNG는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이미 유럽연합에 가장 많은 LNG를 공급하는 국가이다. 지난해 유럽 LNG 수입량의 약 45%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유럽연합은 미국 에너지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무역 적자는 줄어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연합은 각국 정부가 직접 LNG를 구매하고 있지 않으며 개별 기업과 거래업체들이 상업 계약을 통해 수입해오고 있다. 다만 유럽집행위원회는 개별 회원국 협상력 강화를 위해 2023년부터 공동 가스 구매 제도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개별 회사가 최종 수입 계약에 서명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유럽연합이 직접 유럽 기업들의 수요를 파악해 적합한 글로벌 가스 판매업자를 찾아준다.
바이추나스 장관은 "미국산 LNG 구매 장려 차원에서 '수요 집계'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며 "이는 유럽집행위원회가 회원국 그룹 또는 전체 유럽연합의 LNG 수요를 집계해 대규모 공급 요청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산 LNG의 유럽 시장 진입을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들을 도입했는데 이를 바꾸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며 "다만 아직 유럽집행위원회는 미국과 협상에서 LNG와 관련된 사항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개별 회원국들과는 대화를 나누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