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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매각 1년 넘게 '감감무소식', 안정은 '흑자 매물' 만들기 올인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03-26 13: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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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매각 1년 넘게 '감감무소식', 안정은 '흑자 매물' 만들기 올인
▲ 11번가 매각이 1년 넘게 공회전하고 있다.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매물 가치를 높이기 위해 흑자 플랫폼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커머스 기업 11번가 매각이 감감무소식이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주도해 11번가 매각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매물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은 언제 성사될지 가늠하기 힘든 매각과 별개로 회사를 ‘매력적 매물’로 만들기 위한 흑자 달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6일 투자금융업계와 11번가 얘기를 종합하면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11번가 매각과 관련해 현재 의미 있는 진전은 없는 상태다.

11번가 매각은 최대주주인 SK스퀘어(80.26%) 대신 지분 18.18%를 보유한 재무적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SK스퀘어가 2023년 말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 행사를 포기함에 따른 것이다.

SK스퀘어는 재무적투자자들로부터 2018년 투자금 5천억 원을 유치하면서 2023년 9월까지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해 투자금 회수 방안을 막아서자 SK스퀘어가 가진 지분까지 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해 11번가 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닻을 올린 11번가 매각은 1년 넘게 답보 상태다.

물론 새 주인 찾기의 가능성이 생겼던 적도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가운데 유일한 흑자 플랫폼으로 유명한 오아시스가 지난해 6~7월 11번가 인수를 위해 접촉했다. 그러나 재무적투자자들이 받기 원하는 가격과 오아시스가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의 괴리가 좁혀지지 않아 매각은 최종 무산됐다.

SK스퀘어는 11번가 매각 추진과 관련해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가 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해 추진 중인 상황이며 매각 금액 조건 등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다”는 내용의 공시만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 역시 “매각과 관련해 알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11번가 매각 1년 넘게 '감감무소식', 안정은 '흑자 매물' 만들기 올인
▲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 사장. 
재무적투자자들의 11번가 매각 의지는 상대적으로 강한 편으로 알려진다. 이들이 원하는 11번가 매각 희망 가격은 5천억~6천억 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사실상 재무적투자자들이 투자한 원금에 이자만 더한 수준이다. 가능하다면 빨리 11번가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의 입장도 난처할 수밖에 없다. 회사의 매각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의 수장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내부 살림 챙기기밖에 없다.

안 사장도 실제로 회사의 흑자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2월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새해 첫 타운홀미팅에서 “견조한 실적 개선 흐름을 타고 2025년에는 오픈마켓 부문과 리테일(직매입) 사업을 포함해 11번가 전체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가 매번 강조하는 내용도 바로 이 부분이다.
 
11번가는 지난해 4월부터 매달 보도자료를 통해 “주력사업인 오픈마켓 사업에서 월간 영업손익 흑자를 기록했다”고 알리고 있다. 이 흐름은 올해 2월까지 이어지며 지난해 3월부터 모두 1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안 사장이 11번가의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매력적 매물’ 만들기밖에 없기 때문에 오픈마켓 사업 흑자를 계속 언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사장이 11번가의 흑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회사 매각이 급물살을 타기 어려운 이유로 재무적 불안정성이 꼽히기 때문이다. 11번가는 2024년 영업손실 754억 원을 봤다. 2023년보다 적자 폭이 40% 줄어든 것이지만 최근 2년 사이에만 누적 영업손실 2천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SK스퀘어가 2023년 말 11번가와 관련한 장부가액을 기존보다 2154억 원 낮춰 8340억 원으로 기록한 것은 내부적으로도 11번가의 적자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문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외형도 급속도로 위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11번가가 지난해 낸 매출은 5616억 원으로 2023년보다 35.2% 빠졌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매출이 반토막난 위기 상황도 조성됐다.

SSG닷컴과 G마켓, 롯데온 등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역시 수익성 개선에 올인하면서 불가피한 외형 감소를 마주하고 있지만 11번가는 이들과 비교해도 매출 감소 폭이 상당히 크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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