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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LG유플러스, 케이블방송과 묶음상품 내놓을까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6-12-14 15: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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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케이블방송회사와 동등결합상품을 만들까?

SK텔레콤과 케이블방송회사가 동등결합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데 상품이 나오면 KT와 LG유플러스는 유선사업뿐 아니라 이동통신사업에서도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SK텔레콤은 이동통신에서, 케이블방송사는 유선사업에서 이점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케이블방송회사가 내년 2월 SK텔레콤의 유무선 묶음상품과 비슷한 할인율을 적용한 결합상품을 내놓기로 했는데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를, 케이블방송회사는 유선사업 가입자를 늘리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 케이블방송과 묶음상품 내놓을까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왼쪽)과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SK텔레콤은 동등결합상품이 나오면 해당 케이블방송회사의 방송가입자를 이동통신사업의 잠재적 수요로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몇년 동안 인터넷방송(IPTV) 가입자는 증가하고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케이블방송은 유료방송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플랫폼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1442만 명인 데 비해 인터넷방송 가입자는 1232만 명이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과 결합상품을 내놓게 되면 나머지 절반 가운데 해당 케이블방송회사의 유료방송 혹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로 끌어들이는 데 유리해질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방송회사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는 목표로 묶음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묶음상품을 통해 이동통신사업에서 기존보다 좀 더 다양한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방송회사는 묶음상품 출시가 케이블방송 및 초고속인터넷사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케이블방송회사가 인터넷방송과 경쟁에서 밀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이동통신회사들이 보유한 유무선 결합상품의 경쟁력이 꼽혔기 때문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묶음상품은 케이블방송회사 입장에서 기존 가입자가 해지하는 것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KT와 LG유플러스도 동등결합 나설까

동등결합상품이 SK텔레콤과 케이블방송회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이들과 유무선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서 이동통신사업에서는 SK텔레콤과 비교해, 유선사업에서는 케이블방송회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 케이블방송과 묶음상품 내놓을까  
▲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케이블방송회사가 묶음상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는 기존 가입자 방어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해도 이통3사가 인터넷방송에서 가입자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인터넷방송 가입자수는 최근 몇년 동안 계속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지만 유료방송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성장폭이 줄어들고 있다. 전체 유료방송의 가입자 성장률은 2013년 11%에서 지난해 5%로 감소했다.

이통3사는 전체 유료방송수요의 성장이 둔화한 상황에서 케이블방송 가입자를 흡수하기 어려워지면 인터넷방송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에 이어 케이블방송회사와 결합상품 출시를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결합상품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당장 케이블방송회사와 결합상품 출시를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케이블방송 상품이 인터넷방송(IPTV) 상품과 비교해 경쟁력이 우월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결합상품이 이통사와 케이블방송사의 실적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KT와 LG유플러스의 참여여부 등에 따라 앞으로 시장에 끼칠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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