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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3월28일 서울 강동구 길동 DLI연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두산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있는 연료전지사업과 면세점사업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료전지사업은 진출 2년 만에 성과를 내며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지만 면세점사업은 앞날이 밝지 않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취임하며 최우선 과제로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와 신규사업 조기정착을 꼽았는데 아직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박 회장은 당시 “연료전지사업을 세계 1위로 키워나가고 면세점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연료전지사업 진출 2년 만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라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의 연료전지사업이 앞으로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다.
두산그룹은 두산을 통해 2014년 연료전지사업에 처음 진출한 뒤 2년여 만에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은 최근 연료전지업계의 라이벌인 포스코에너지를 꺾고 서울 마곡지구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따냈다. 두산건설이 발전소를 짓고 두산은 연료전지를 공급한다. 전체 사업비 규모는 1200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연료전지산업협의회 초대 회장사에 오르며 연료전지업계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동안 연료전지산업은 오염물질 배출이 없고 별도의 송전망과 배전망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에도 경제성이 나쁘다는 이유로 에너지산업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초로 협의회가 출범하면서 앞으로 연료전지의 국내 보급과 활성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전북 익산에 연간 60MW(메가와트)급의 발전용 연료전지공장을 최근 준공하고 현재 시운전에 들어갔다. 실제 생산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이뤄진다.
두산은 그동안 미국 코네티컷공장에서 생산된 연료전지를 수입해 물량을 100% 공급해왔다. 국내공장이 정상가동에 들어가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연료전지사업에서 2014년 첫해 222억 원의 매출, 16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2015년에 매출 1684억 원, 영업이익 55억 원을 내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
두산이 연료전지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 국내 70건, 해외 34건 등 100여 건이 넘는다.
◆ 연료전지사업 성장성도 기대감 높아
두산은 올해 연료전지사업에서 수주 8천억 원, 매출 4천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9년까지 매출 1조2천억 원을 내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 사업계획도 세웠다.
두산은 일단 올해 목표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연료전지 주문도 늦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수주도 4천억~5천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시적 요인일 뿐 앞으로 연료전지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연료전지를 꼽으며 “3분기까지 주춤했던 수주가 4분기부터 본격화하고 있고 수주 가능성이 높은 영국, 남아프리카 프로젝트도 올해 안에 가시화할 것”이라며 “수주 호조를 바탕으로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기 시작하면서 2017년 매출은 5천억 원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올해 두산이 연료전지사업에서 매출 3천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정부의 환경규제 역시 연료전지사업의 전망을 밝게 한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의무비율을 현행 3.5%에서 2020년 7%로 확대하기로 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소는 생산하는 전력 가운데 일정 비율을 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최근 세계 각국의 친환경정책 확대와 친환경연료 수요 증가에 따라 세계 연료전지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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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5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개점행사에서 박서원(오른쪽) 두산 유통전략담당 전무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 앞이 안 보이는 면세점사업
두산그룹이 또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삼은 면세점사업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5월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5개월 동안 매출 418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영업적자만 270억 원에 이르는 등 서울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초반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던 새벽영업도 최근 중단했다. 새벽영업은 그동안 매출에 비해 비용이 더 들어가 두타면세점의 부담요인으로 꼽혀왔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면세점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초반에 자리잡지 못한 두타면세점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나온 전체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6%가량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면세점사업자 수는 6곳에서 9곳으로 늘어났다. 조만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4장이 추가로 발급되면 면세점사업자가 지난해 상반기의 2배 이상으로 많아진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보다 경쟁자 수가 더욱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