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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김승연과 한화에서 만남은 애초부터 잘못된 걸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12-07 1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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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형, 김승연과 한화에서 만남은 애초부터 잘못된 걸까  
▲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만남은 애초부터 단추를 잘못 꿴 것이었나?

주 전 사장이 박근혜 게이트 청문회에서 재벌들을 향해 '조직폭력배 같은 운영'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은 한화투자증권 사장으로 재직했던 때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주 전 사장은 2013년 김 회장이 수감됐을 당시 한화그룹에 영입됐다. 주 전 사장은 보수적 증권가에서 파격적 시도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 과정에서 한화그룹과 마찰을 빚었고 올해 연임에 실패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주 전 사장이 지난 6일 열린 청문회에서 재벌을 강력히 비판한 것은 한화그룹 계열사 사장으로 일할 때의 경험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 전 사장은 김 회장의 바로 뒤에 앉아 재벌총수들을 향해 거침없는 발언들을 쏟아내 화제를 모았다.

주 전 사장은 “우리나라 재벌들은 조직폭력배 운영방식과 똑같다”며 “누구라도 거역하면 확실하게 응징해야 다른 사람들이 말을 따라간다고 생각하는 논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최근 언론에서 지난해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증권사 보고서를 냈다는 이유로 보복인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서 한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은 주 전 사장의 임기가 끝나기 6개월 전인 지난해 9월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부사장을 한화투자증권 차기사장으로 내정했다. 사실상 주 전 사장에 대해 연임불가 방침을 공식화한 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가운에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두 차례 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주 전 사장이 재임할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내 연임이 도저히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주 전 사장이 그룹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을 추진하면서 한화그룹과 갈등이 깊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 전 사장은 전산장비 납품업체를 계열사인 한화S&C에서 IBM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자율복장제를 도입하는 등 독자경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50%,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지분 25%씩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앞으로 김 전무가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물려받아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는 과정에서 한화S&C의 기업가치가 올라갈수록 유리하다.

주 전 사장은 독자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과 소통을 사실상 단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강한 카리스마로 그룹 전체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 회장에게 주 전 사장이 밉보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카리스마형 리더로 잘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청문회에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청문회가 기업들의 입장을 설명할 좋은 기회”라고 말한 데 이어 청문회에서 삼성그룹과 빅딜로 재계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김 회장은 29세에 총수 자리에 올라 35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 어린 나이에 총수가 되면서 아버지뻘인 중역들이 김 회장을 무시하지 못하게 더욱 엄격하게 대했고 의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진형, 김승연과 한화에서 만남은 애초부터 잘못된 걸까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한화그룹이 제2의 창업이라 불릴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권위적이고 제왕적 리더십에서 오는 부작용도 많았다”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이 취임 직후 강력한 혁신을 하는 과정에서 의리를 중시하는 김 회장과 맞지 않는 정책을 펼친 점이 갈등의 시작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주 전 사장이 취임한 2013년 9월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한화투자증권 전체 직원의 40%가량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평소 그룹 경영의 최고가치로 ‘신의’를 꼽아왔다. 한화그룹의 사훈도 ‘신용과 의리’다.

김 회장이 미국 해군정보국 정보분석가로 일하다 국가기밀 유출혐의로 미국정부에 수감된 로버트 김을 개인적으로 계속 지원한 것은 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김 회장은 2010년 3월 천안함 사태 이후 유가족을 한화그룹 계열사에 우선 채용하겠다고 밝힌 뒤 실제 채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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