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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직무유기'로 옮겨간 MG손보 매각 갈등, 극한 싸움에 124만 고객 불안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5-01-22 14: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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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감독원이 메리츠화재 회계조작 혐의 조사결과 발표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

22일 MG손해보험(MG손보) 노조는 국회에서 ‘금융감독원장 직무유기 혐의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과 메리츠화재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복현 직무유기'로 옮겨간 MG손보 매각 갈등, 극한 싸움에 124만 고객 불안
▲ 22일 MG손해보험 노조 및 관계자가 국회에서 ‘금융감독원 직무유기 혐의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이 매각에 난항을 겪던 MG손보를 인수해주는 대가로 메리츠화재 회계조작 혐의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주도하는 MG손보 매각은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반대하는 MG손보 노조와 예보 사이 갈등이 심화하며 매각의 향방은 모호해졌다.

갈등이 격화한 끝에 최근 MG손보 청·파산 가능성까지 언급되며 MG손보와 계약한 약 124만 명 고객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MG손보 노조는 지난해 8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전에 처음 참여할 때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돼 있었다는 ‘밀실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메리츠화재 관련 특혜와 밀실계약 의혹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지며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특혜 없이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12월 실제로 메리츠화재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MG손보 노조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철회를 요구해 왔다.

또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지금까지 쟁의를 진행했다.

MG손보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이런 노조의 반발로 매각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예보는 MG손보 노조가 반대해 아직 실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예보는 실사가 진행되지 않아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 청·파산 방식으로 MG손보를 정리하는 것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예보가 말하는 청·파산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 원을 한도로 고객에게 예금보험금을 지급한 뒤 회사를 청·파산하는 방식을 뜻한다.

MG손보는 오랜 시간 부실이 누적돼 메리츠화재 밖에 마땅한 다른 인수자가 없기 때문이다. 예보는 16일 낸 자료에서 “약 3년 동안 매각을 추진하며 유효한 입찰자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며 “추가 매수 희망자를 찾는 것은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MG손보 노조는 17일 예보의 보도설명자료에 대한 반박 성명문을 내며 이는 모두 허위사실이며 쟁의는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성명문에서 “예보가 부실금융기관 처분의 마지막 단계인 ‘청·파산’을 무려 16차례 언급하며 대국민 협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만일 갈등이 지속돼 매각이 완수되지 않으며 청·파산까지 치닫는다면 MG손해보험과 계약을 맺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복현 직무유기'로 옮겨간 MG손보 매각 갈등, 극한 싸움에 124만 고객 불안
▲ 예금보험공사는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 청·파산 방식으로 MG손보를 정리하는 것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보가 말하는 방식대로 청산 혹은 파산이 진행되면 고객들은 기존 MG손보에서 가입한 보험과 동일한 조건으로 타 보험사에 재가입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MG손보에서 1~2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은 파산이 진행되면 타 보험사에서 갱신된 형태의 실손보험에 새로 가입해야 하냐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또 예전에 MG손보 보험에 가입한 뒤 병력이 생긴 경우 새로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워지거나 더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할 수도 있다.

보험업계 안팎 관계자들은 MG손보 매각을 둘러싼 갈등이 보험산업 전체 신뢰도 저하 및 고객 피해로까지 이어질지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 사례는 2002년 리젠트화재 정리 사례와도 달라 국내 최초 보험사 청·파산 사례가 될 수 있다”며 “보험업계 전반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청산까지 가지 않도록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장’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만큼 소비자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예보는 2022년 4월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뒤 여러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를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예보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실사가 진행된 뒤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해야 고용 규모 등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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