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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PC사업 매각하고 태블릿에 집중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1-25 13: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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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업체에 밀려 시장확대에 고전하고 있는 PC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글로벌시장에서 PC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반면 태블릿 수요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태블릿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삼성전자, PC사업 매각하고 태블릿에 집중하나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25일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PC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대금은 1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PC시장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은데다 PC의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며 사업전망도 밝지 않아 충분히 가능성있는 선택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PC 판매량은 6430만 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5.2% 줄었다. 레노버가 20.5%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 HP와 델이 뒤를 잇는다.

삼성전자는 주로 노트북을 판매하며 국내 PC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이 5% 미만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애플의 경우 자체 운영체제를 확보한 효과로 프리미엄 PC시장에서 꾸준한 점유율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경쟁업체들과 차별화가 쉽지 않아 고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매각조건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향후 움직임을 주시해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후지쯔는 최근 레노버에 노트북사업을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레노버의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후지쯔 인수가 결정되면 삼성전자의 매각 가능성은 낮아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프린팅사업부를 미국 HP에 매각하고 카메라사업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전망이 밝지 않은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조직 효율화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PC사업부는 2012년 말 삼성전자 조직개편에서 무선사업부에 통합되며 이미 한차례 구조조정을 겪었다. 2014년 유럽에서 PC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며 사업축소 수순도 밟았다.

지난해 말 PC사업팀이 무선사업부의 하위조직으로 신설되고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다시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PC사업부를 없애려던 것이 실수라고 인정하며 PC사업팀을 부활했다”며 “무선사업부에 별도 조직으로 신설한 뒤 다시 가능성을 보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초로 원통형 디자인을 적용한 ‘아트PC’와 4K급 고화질을 적용한 프리미엄 노트북 등을 미국과 한국 등 주력시장에 내놓고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PC사업 매각하고 태블릿에 집중하나  
▲ 삼성전자의 원통형 PC 신제품 '아트PC'와 투인원 태블릿 '갤럭시탭프로S'.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무선사업부의 주력상품과 비교해 매출과 수익성에 기여하는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윈도 태블릿으로 노트북을 대체하려는 전략을 강화하는 것도 PC사업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한 윈도 태블릿 ‘갤럭시탭프로S’ 신제품을 출시하고 내년 초 안드로이드 태블릿 갤럭시탭S3을 출시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업무용기기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태블릿을 앞세워 노트북의 대체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AMR에 따르면 별도의 키보드를 장착해 노트북처럼 쓸 수 있는 투인원 태블릿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25.6% 성장해 36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PC사업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해 애플과 같이 프리미엄 PC에만 집중하고 태블릿 라인업을 더 늘려 이런 시장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태블릿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차지해 애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영향력이 적은 PC시장보다 태블릿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노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IDC는 “삼성전자는 투인원 형태 제품보다 일반형 태블릿에 더 의존하고 있어 태블릿시장에서 우위를 지속하기 쉽지 않다”며 “투인원 태블릿의 수요대응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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