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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위협적"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1-24 15: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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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메모리반도체에 공격적으로 진입하려고 하면서 글로벌 반도체업계에 위기를 낳을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성장전략을 본따 급성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과 생산시설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중국의 반도체 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위협적"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4일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은 단기적으로 무시할 만한 수준에 가깝다”며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장기적인 위협이 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2014년 정부 주도로 24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2018년까지 20조 원 정도를 기술력과 생산시설 확보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정부는 반도체산업의 빠른 성장을 위해 단일기업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판단으로 최근 칭화유니그룹과 XMC 등 현지기업의 합병을 반강제적으로 실시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과 XMC는 각각 D램과 3D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해 이른 시일 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기업을 추격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시스템반도체보다 기술진입장벽이 낮은데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등에 안정적이고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기준 세계 D램시장에서 75%, 낸드플래시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한국을 정조준하는 셈이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기업의 기술력은 국내업체들에 3년 가까이 뒤처지는 수준으로 실질적 위협과 거리가 멀다”며 “경험있는 기술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기업에 계속 협력을 요청하며 기술확보에 온힘을 쏟고 있다. 마이크론을 완전히 인수하려는 계획도 세웠지만 미국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 반도체기업과 중국의 협력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술확보에 계속 고전할 공산도 있다.

하지만 칭화유니그룹과 SK하이닉스의 협력 가능성은 계속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신사업인 3D낸드에서 충분한 양산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경쟁업체들의 추격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은 SK하이닉스를 최적의 파트너로 여기고 경영권 확보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요구조건을 완화하며 계속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가 절실해 손을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당장 시장에 진출하기보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더라도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한 뒤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위협적"  
▲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
황 연구원은 이런 전략이 이전에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썼던 전략과 유사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중국업체들이 급성장하며 글로벌 반도체업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런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어전략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에서 크게 앞서있지만 반도체산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효과도 중요한 만큼 중국업체의 막대한 생산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

황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더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시설을 대폭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과 협력을 선택해 생산시설을 확보할 경우 기술유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 3년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택은 반도체업계의 미래 10년을 좌우할 수 있다”며 “방어적인 전략보다 공격적인 기술투자로 지속적으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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