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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 트럼프시대에 낙관 어려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1-18 13: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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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고객사를 확대하며 기술경쟁력을 증명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뒤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대만 TSMC 등 규모가 큰 경쟁업체들이 빠르게 기술력을 추격하고 있는데다 트럼프 정부에서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 위탁생산업체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 트럼프시대에 낙관 어려워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얼리스트는 18일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뒤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트럼프가 한국이 미국과 불공정한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마켓리얼리스트는 퀄컴과 AMD 등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의존하는 기업들이 관세 인상 등으로 미국과 한국의 무역장벽이 높아질 경우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퀄컴은 그동안 대만 TSMC에 대부분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겨왔는데 삼성전자의 공정기술력이 빠르게 앞서나가자 지난해부터 고성능 AP를 삼성전자에 독점적으로 맡기고 있다.

퀄컴의 고성능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35’는 삼성전자의 10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세계에서 가장 앞선 10나노 공정기술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10나노 공정은 기존 14나노 공정보다 성능은 27%, 전력효율은 40% 높이는 효과가 있다. 같은 면적의 원판에서 30%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스냅드래곤835는 내년부터 삼성전자 갤럭시S8을 포함해 글로벌 제조사들의 고가 스마트폰에 폭넓게 탑재될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위탁생산 1위업체인 TSMC는 올해 말까지 10나노 공정기술을 완성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 신제품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미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8의 AP 위탁생산계약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증명해 최근 그래픽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 AMD 등 기존의 TSMC 반도체 고객사를 계속해 빼앗는 데 성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의 매출비중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위탁생산시장에서 경쟁우위가 지속되면 이런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이라는 변수로 삼성전자가 위탁생산의 확대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든다.

TSMC의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점유율은 54% 정도로 삼성전자의 5%를 크게 앞선다. 공정기술력을 확보할 경우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앞세워 고객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은 최고수준의 공정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내년부터 10나노 공정으로 위탁생산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 트럼프시대에 낙관 어려워  
▲ 키스 크레신 퀄컴 제품담당 수석부사장이 삼성전자 10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스냅드래곤835' AP를 선보이고 있다. <퀄컴>
마켓리얼리스트는 트럼프 정부에서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의 관세가 오를 경우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 등 현지 생산공장을 갖춘 미국 위탁생산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세계 위탁생산 2위 업체로 현재 삼성전자의 14나노 공정을 라이센스받아 사용하고 있지만 이른 시일 안에 7나노 공정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주요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가 모두 미국업체들이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이런 경쟁업체에 물량을 빼앗겨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근 미국 텍사스의 반도체 위탁생산공장에 추가적인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생산비중이 매우 적어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D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와 올레드디스플레이에 투자가 계속되고 대규모 인수합병도 이어지는 만큼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 적극적인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정기술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만큼 경쟁업체의 진출이나 시장변화에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투자 여부는 시장상황에 맞춰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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