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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금리인하로 최경환과 공조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8-14 15: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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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금리인하로 최경환과 공조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내렸다. 이미 시장에서 금리인하를 예측했던 터라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한은이 외부압력에 밀려 의사결정을 한 것 같은 모양새가 됐기에 이 총재가 주장한 한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5월 금리 인하 이후 15개월 만에 금리를 내렸다. 금통위원 가운데 1명만 금리동결의 소수의견을 냈고 나머지는 금리인하에 손을 들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설명회에서 “경기 하방 리스크를 막기 위해 사전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7월 조사에서 심리위축이 생각보다 커 금리를 인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번 조치가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유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향후 추가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그 가능성은 열어두되 정책효과와 경기흐름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경제심리 개선을 위해서 더 많이 내려야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금리를 결정할 때 모든 것을 다 고려하기 때문에 하나(심리개선)만 보고 대폭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정책효과를 지켜보면서 경제주체의 심리가 어떻게 바뀔지,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모든 지표를 고려해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 총재의 발언에 비춰볼 때 추가인하에 대한 판단은 한은의 수정전망이 나오는 4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12일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7%가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은행의 최근 동향이 금리인하 쪽의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낮게 설정하면서 금리인하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13개월 동안 이어진 만장일치가 깨지고 1명이 금리인하의 소수의견을 낸 것도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결국 시장의 예상대로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 총재의 말처럼 금리조정에 앞서 충분한 시그널을 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은과 시장의 소통이 잘됐다고만 볼 수 없다. 한은이 15개월 만에 금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4월 취임할 때만 해도 금리를 조정한다면 인상쪽일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 총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정되면서 이 총재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 총재는 “경제여건이 달라졌다”며 금리조정 방향을 인상에서 인하쪽으로 돌렸다. 시장은 이 총재가 최 부총리의 성장 드라이브에 발을 맞추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의견이 많았다.

최 부총리가 취임한 뒤 이 총재와 만나 두 사람은 “경제인식에 큰 차이가 없다”며 정책적으로 협조해 나갈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총재는 시장의 신뢰를 상당부분 잃고 말았다. 한 전문가는 “한은이 말을 바꾸면 시장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전문가는 “자칫 중앙은행이 존재감을 잃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런 부분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금통위가 경기인식이 변해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외부의 요구가 많아지면 중앙은행의 중립성에 대한 의심이 들 수 있다”며 “앞으로 금통위가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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