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알리안츠그룹이 국내 손해보험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17일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그룹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손해보험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알리안츠그룹이 11월 초에 손해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예비인가를 신청했다”며 “현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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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 베테 알리안츠그룹 회장. |
알리안츠그룹은 2002년에 알리안츠화재해상 법인을 설립했다가 1년 만에 생명보험과 자산운용업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 13년 만에 한국 손해보험시장에 재도전하는 셈이다.
이번에는 법인이 아닌 지점형태로 진출한다. 분야도 자동차 등 개인보험이 아닌 재물과 화재, 해상 등 기업보험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대부분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에 집중하고 있는데 AIG손해보험 등 국내 손해보험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기업보험시장에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안츠그룹은 손해보험 사업인가를 무리없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기업보험시장을 활성화하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개월 안에 예비허가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그 뒤 보험회사의 예비허가 조건을 이행하는 것을 확인해 본허가를 1개월 안에 결정한다. 이를 감안하면 알리안츠그룹은 이르면 내년 초에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안츠그룹은 4월에 중국 안방보험에게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35억 원에 매각했다. 안방보험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알리안츠그룹은 낮은 가격에 생명보험 법인을 처분한 뒤 손해보험에 뛰어들었다”며 “저금리가 계속되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생명보험은 수익을 얻기가 어렵지만 손해보험 가운데 기업보험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생명보험업계가 손해보험업계보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생명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44조 원 줄어들고 평균 지급여력비율이 83%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손해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2조 원 감소하고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182%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