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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한진해운 자산 인수의지 애초부터 없었나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6-11-16 18: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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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할 의지가 있는지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현대상선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해운 미주노선 영업망 입찰에 들러리를 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제시한 인수금액은 매각규정으로 밝힐 수 없지만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자산 인수의지 애초부터 없었나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현대상선은 “추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이 예상과 달리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인수에 실패하자 그 이유가 입찰에서 1달러를 써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현대상선이 인수의지도 없으면서 정부의 입김 탓에 한진해운 자산 인수에 나서는 시늉만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자 현대상선이 해명에 나선 것인데 롱비치터미널 인수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놓아 인수의지에 대한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보도자료에서 “롱비치터미널은 미국 서부 항만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하는 등 물류거점 확보와 원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현대상선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라며 “하지만 5억 달러가 넘는 순부채와 1천억 원수준의 연간 운영비 소요 등 추가 부담도 있다”고 밝혔다.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400억 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상선의 인수의지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는 한진해운 미주노선의 가격을 애초 1천억 원으로 예상했는데 대한해운이 이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으로 미주노선을 낙찰받고 대한해운보다 더 낮은 금액을 써낸 현대상선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이 인수자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은 2천억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대상선은 정부 정책이나 산업은행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정부는 현대상선을 국적선사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을 최대한 흡수하길 희망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원이 한진해운의 스페인 터미널과 부산항만, 1만 TEU급 컨테이너선 5척 등 사선을 계속 매각할 것”이라며 “현대상선이 계속 인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자의든 타의든 앞으로 한진해운의 항만 터미널이나 선박 등 다른 자산 인수전에도 뛰어들겠지만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하는 범위는 당초 예상보다 축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하길 원했다면 미주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되기 위해 총력을 다했을 것”이라며 “현대상선이 현재 스페인 터미널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 인수전 결과에 따라 현대상선의 인수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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