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일가의 미성년자 43명이 계열사 주식 1천억 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기업집단별 미성년자(친족) 주식 소유 현황’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16개 그룹 총수의 미성년자 친족 43명이 그룹의 상장계열사 20곳과 비상장계열사 17곳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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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기업이 4월 기준으로 45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룹 총수의 36%가 미성년자인 친족에게 주식을 넘겨준 셈이다.
박 의원은 “법적으로 대기업 총수의 미성년 친족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미성년 친족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은 절세수단은 물론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 친족들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상장계열사의 지분가치는 11월8일 기준으로 1019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계열사 지분을 소유한 미성년자인 친족 수를 살펴보면 두산그룹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미성년 친족 7명은 두산과 두산건설, 두산중공업의 주식 31억 원어치와 비상장계열사인 네오홀딩스 지분 0.19%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미성년 친족 5명은 상장사인 GS와 GS건설 주식 737억 원어치와 비상장계열사 5곳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금액규모로 따져보면 가장 많은 금액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미성년 친족 3명은 LS와 예스코 주식 33억 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미성년 친족 1명은 KCC 주식 110억 원어치를 소유하고 있다.
이 밖에 대림그룹, 동국제강그룹, 롯데그룹, 세아그룹, CJ그룹, OCI그룹, 중흥건설그룹, 태광그룹, 하림그룹, 한국타이어그룹, 현대산업개발그룹, 효성그룹 등도 그룹 총수의 미성년 친족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대기업이 총수 일가의 개인재산쯤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