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을 ‘우리금융지주’ 체제로 돌려놓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행장은 14일 우리은행 사내방송에서 “2017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 더욱 큰 도약을 하려고 한다”며 “금융지주체계를 다시 구축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지주사로서 위상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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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금융지주체제는 아니다. 2014년 9월에 4차 민영화가 추진될 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비은행자회사 6곳을 매각하면서 금융지주사체제에서 은행 중심체제로 바뀌었다.
우리은행은 저금리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삼성증권과 연계영업을 하는 등 비은행사업을 강화해 왔지만 관련 자회사가 없어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된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과점주주의 지배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하이투자증권이나 ING생명 등 비은행회사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금융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성장지표는 단순한 대출성장이 아니라 계열사들 사이에 시너지를 내고 있는 여부로 집중되고 있다”며 “우리은행도 민간중심의 자율경영체제가 안착할 경우 금융지주사 전환과 증권·보험사 인수가 필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뒤 비은행회사를 인수하거나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바꾸는 등 여러 방식이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과점주주 지배체제가 확정된 뒤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과점주주로부터 추천된 사외이사들로 우리은행 이사회가 구성되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현재 사외이사 추천권한을 신청했다.
증권사와 보험사들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참여하게 된 점은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우리은행이 증권사나 보험사를 자회사로 둘 경우 과점주주와 경쟁하게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융지주사 전환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는 것이 지주회사체계 구축의 가장 큰 강점이지만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증권사나 보험사없이 전환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며 “자산운용사나 저축은행 등을 자회사로 두게 돼도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이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로 빠져나가면서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오르는 점도 금융지주사 전환의 성과가 될 수 있다고 우리은행 측은 바라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9월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14.2%를 기록했다. 그런데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등에서 보유한 대출채권 등 위험가중자산을 제외하고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하면 16%로 뛰어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