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내년에 혈액제제인 면역증가제 IVIG-SN을 미국에 수출하게 되면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녹십자가 개발한 IVIG-SN이 올해 안에 미국식품의약국(FDA) 판매승인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승인을 얻으면 내년부터 미국 현지판매를 시작해 향후 2~3년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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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은철 녹십자 사장. |
녹십자는 내년에 매출 1조992억 원, 영업이익 882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예상치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23% 늘어나는 것이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치료제인데 녹십자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혈액제제를 미국에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혈액제제시장은 220억 달러(25조5천억 원)의 규모로 세계 혈액제제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혈액제제시장은 박스터, 그리폴스 등 몇몇 제약회사가 과점하고 있는데 녹십자가 이번에 미국진출에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가격은 국내보다 4배 정도 높게 형성되어 있어 수익률도 높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점이 녹십자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의약품가격에 대해 자유경쟁 원칙을 주장하고 있어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제약회사들에게 긍정적”면서 “녹십자가 내년부터 IVIG-SN을 미국에 수출한다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녹십자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직접 IVIG-SN을 유통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혜린 연구원은 “종합병원 중심의 대규모 거래에서 가격경쟁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직접 참여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다만 소규모 거래에서는 주단위로 현지 유통사와 판매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녹십자는 현재 미국에 안정적으로 IVIG-SN을 공급하기 위해 혈액제제 생산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녹십자는 올해 8월 오창공장 내 혈액제제 생산시설을 2배로 늘려 시험생산 과정을 거치고 있다. 내년부터 오창공장은 140만 리터 규모의 혈액제제를 생산하게 된다.
녹십자는 지난해 캐나다 퀘백에도 100만 리터 규모의 혈액제제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이르면 2018년 하반기부터 가동된다. 미국 혈액제제시장은 공급부족을 겪고 있어 녹십자가 캐나다 공장을 가동하면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국내 오창공장과 캐나다 퀘백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매년 1조 원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생산량이 확보된다”면서 “캐나다 퀘백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19년에는 IVIG-SN 수출로만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