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이란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국영선사가 이른 시일 내에 선박 발주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대미포조선이 그동안 중단됐던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모하마드 사에이디 이란 국영선사 이리슬(IRISL) 회장이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해 내년 선박 발주계획을 밝혔다.
|
|
|
▲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
사에이디 회장은 10월 말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덴마크해양포럼에서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의 선발발주를 검토하고 있다”며 “크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유조선의 경우 중형급 선박을 발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조선소를 대상으로 내년에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며 “3~4개월 정도 지나면 발주협상이 어떻게 될지 윤곽이 드러날 것”고 덧붙였다.
이란은 올해 초에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됐으나 오랜 기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 탓에 자금난을 겪고 있어 발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국제거래에 자주 사용되는 달러화 결제도 금지되고 있어 선박 계약을 체결하는데 큰 걸림돌이 됐다.
사에이디 회장은 “1월에 미국과 경제제재 해제에 대해 합의할 때 미국 대선이 끝나면 달러화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곧 거래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리슬이 선박발주를 재개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조선사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이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미포조선은 2007년과 2008년 2년에 걸쳐 이리슬로부터 석유제품운반선 10척, 벌크선 7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면서 계약이 동결됐다.
현대미포조선은 이 가운데 벌크선 1척을 현대중공업 건조물량으로 넘긴 뒤 2011년에 이 선박을 유럽 선사에 매각했다.
현재 현대미포조선이 이리슬과 맺은 수주계약 목록에는 벌크선 1척을 제외한 나머지 16척의 선박이 남은 채 사업이 중단돼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중순부터 이리슬과 이 사업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월에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미포조선이 이리슬과 석유제품운반선 10척과 핸디사이즈 규모의 벌크선 6척 등을 건조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