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라이프위크 개막식에 앞서 세계 각국 도시를 대표해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사람에 집중해 더 나은 삶은 실현하기 위한 기술을 구현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스마트라이프위크(SLW) 기조연설에서 기술에 앞서 사람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도시를 조성하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기술이 목적이 되지 않고 시민의 삶을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서울시와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가 주최하고 서울디지털재단이 주관하는 정보통신기술(ICT)박람회 스마트라이프위크가 열렸다.
서울시는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스마트라이프위크의 슬로건을 ‘사람 중심의 기술, 더 나은 삶으로 연결하다’로 설정했다.
이번 스마트라이프위크는 여느 박람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사람을 한가운데 둔 만큼 딱딱하지 않은 행사로 만들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특히 개막식이 마치 축제 분위기로 진행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파이살 빈 아야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시장을 비롯해 유럽, 북미, 남미,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권역별 각국의 도시 및 기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들을 소개할 때 모두 큰 호응과 함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오 시장은 기조연사로 나서 ‘스마일인스마트라이프(Smile in Smart Life)’를 주제로 ‘스마트도시의 미래를 향한 서울시의 비전과 철학’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사람 중심의 기술이 더 나은 삶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시민의 웃음을 위해 기술은 마치 배경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취약계층 교육 서비스 ‘서울런’, 헬스케어 플랫폼 ‘손목닥터9988’ 등 첨단기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사례를 직접 소개하고 서울이 지닌 우수한 인프라로 스마트시티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열린 스마트라이프위크 개막식에서 '스마트도시의 미래를 향한 서울시의 비전과 철학'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오 시장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정보통신망, 세계 최고의 교통 정보서비스, 다양한 상하수도·재난예방·안전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스마트도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서울은 세계 그 어떤 도시보다 최첨단의 디지털 기술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도 편리하게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 시민의 입장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서울시가 스마트시티를 바라보는 철학을 공유했다.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전한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도 “스마트시티는 인류를 위해 현명한 도시로 존재하며 인간미를 더해야 한다”며 “서울시의 새벽 자율주행 서비스의 첫 손님은 새벽 청소 노동자가 될 것이고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의 첫 이용자는 응급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유엔(UN)의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전략을 주도하는 유엔 해비타트(UN-Habitat·유엔인간정주계획)에서도 가장 강조하고 있는 요소다. 유엔 해비타트는 ‘사람 중심(People-Centered)’의 스마트시티를 주력 프로그램으로 삼고 있다.
사람을 우선시하는 스마트시티 정책은 당연해 보이면서도 전 세계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서울시의 깊은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스마트시티로서 서울시의 미래를 보여주는 스마트라이프위크 쇼룸(전시장)에서도 시민의 편리함을 위한 기술들과 이를 확인하려는 방문객으로 가득했다.
현대자동차는 기존의 택시등과 빈차표시등을 하나로 통합한 스마트택시 표시등(Smart Taxi Indicator)을 소개했다.
현대차의 스마트택시 표시등은 LED 창에 다양한 메시지 송출을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 현대자동차가 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선보인 스마트택시 표시등(Smart Taxi Indicator). <비즈니스포스트> |
현대차는 현재 경기 및 경남 일부지역에서 이 스마트택시 표시등을 상용화를 위한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된 뒤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마트택시 표시등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도시의 미관을 개선하고 승객의 안전을 위해 새로 개발한 것”이라며 “측면 프로젝터를 탑재해 지면에 ‘스탑(STOP)’ 신호를 투시해 뒤에서 오는 오토바이 등으로부터 사고 위험성을 낮추는 안전사양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 서비스를 위한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의 기체(S4)를 전시 부스에 두고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SK텔레콤은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한국형 UAM 실증사업(K-UAM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하며 안정성을 검증하는 이번 실증사업 이후 시범사업까지 기회를 찾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현재 컨소시엄에서 마치 대한항공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자율운항 UAM으로 시장이 커지면 무인 운항을 위한 통신기술에서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SK텔레콤이 스마트라이프위크에 전시한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인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의 'S4'. <비즈니스포스트> |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무인 은행원 역할을 수행하는 디지털데스크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300개 지점에서 신규 계좌개설, 신용대출 신청 등 64개 업무를 볼 수 있는 디지털테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고객창구 안내, 업무상담, 마감업무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24시간 무인점포 형태의 ‘AI브랜치’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시간 도시데이터, 자율주행 재활용품 수거로봇 등 서울시 주도로 운영되는 스마트시티 서비스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울시는 실시간 도시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장소의 실시간 인구, 상권, 도로교통, 대중교통, 날씨·환경, 문화행사의 최신 실시간 정보를 통합한 데이터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2022년 9월 처음으로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개방한 뒤 올해 8월 실시간 상권 현황정보와 지하철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 및 에스컬레이터 현황정보를 추가로 개방하면서 제공하는 서비스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와 협업해 실시간 도시데이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기업 화이트스캔 관계자는 “서울시의 도시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제공된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일례로 몇 시간 뒤 특정 지역의 혼잡도를 예측한 정보를 제공해 대형 안전사고를 막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 양천구 공원에서 실증하고 있는 자율주행 재활용품 수거로봇 개미(GAEMI). <비즈니스포스트> |
현재 양천구 공원에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재활용품 수거로봇 개미(GAEMI)도 스마트기술로 쾌적한 녹지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미를 개발한 로보티즈 관계자는 “공원 내 의자 등 곳곳에 배치된 QR코드로 호출해 개미를 불러 재활용품을 버릴 수 있다”며 “개미가 구석진 곳까지 돌아다니면서 공원을 순찰하는 역할까지 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스마트 가로등,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정화 시스템, 로봇 보행재활 의료기기, 휴머노이드 축구 로봇, 스마트 가전제품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전시장 곳곳을 채웠다.
이번 스마트라이프위크에는 72개국, 115개 도시, 134명의 연사, 147개 기업 및 관계자들이 참여해 12일까지 최신 트렌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오 시장은 앞으로 스마트라이프위크를 스마트시티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적 국제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의장도시로서 스마트시티를 선도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스마트라이프위크가 스마트도시들의 혁신 플랫폼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