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리스크와 반독점규제 등을 고려한다면 퀄컴이 회사 전체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인텔 반도체공장 내부. |
[비즈니스포스트] 퀄컴이 인텔을 인수할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주요 증권사 및 전문가들은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인텔의 현재 상황이나 각국 반독점규제 통과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고 퀄컴이 이를 통해 시너지를 얻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24일 “퀄컴의 인텔 인수는 사업 다각화에 기여하겠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떠안게 될 수밖에 없는 선택지”라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프로세서 1위 기업인 퀄컴과 PC 및 서버용 프로세서 1위 기업인 인텔의 합병은 전 세계의 반독점규제 조사를 받게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도 전망됐다.
현실적 측면에서 볼 때 퀄컴이 인텔 인수를 끝까지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여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퀄컴이 최근 인텔의 사업부 일부를 사들이는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회사 전체를 인수할 가능성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공식 제안도 오가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로이터에 “퀄컴과 인텔은 서로의 제품 라인업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선택지라는 관측을 제시했다.
그러나 퀄컴이 인텔 반도체 설계와 생산 사업을 모두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퀄컴은 반도체를 모두 외부 업체에 위탁생산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제조 분야에서는 전혀 경험이 없어서다.
증권사 번스타인도 “퀄컴이 인텔을 인수해 파운드리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시나리오도, 이를 분리해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명확히 그려지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른 증권사들도 대체로 비슷한 관측을 제시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퀄컴의 인텔 인수설은 언급을 하기도 우스운 수준의 이야기”라며 퀄컴이 반도체 제조업을 운영할 경험이나 이를 감당할 자금 여력을 모두 갖추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현재로서 매우 낮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즈호증권 역시 “퀄컴의 인텔 인수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며 재무 측면이나 반독점규제 측면에서 볼 때 모두 허황된 꿈에 불과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보고서를 내고 “흥미롭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처럼 퀄컴의 인텔 인수 시도가 불발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인텔의 서버용 반도체와 같은 ‘알짜 사업’을 인수하는 데는 퀄컴이 충분히 관심을 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투자은행 로젠블라트는 “퀄컴은 인텔의 서버 분야를 비롯한 일부 기술을 확보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회사 전체를 인수하려 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퀄컴이 인텔의 자율주행 반도체 자회사 모빌아이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인텔은 최근 실적 부진과 파운드리 투자 증가에 따른 재무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 및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